[리우2016] 하루에 210만원, 미국 농구팀 바다 위 선수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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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스타들로 구성된 미국 농구 대표 ‘드림팀’은 안전과 편의를 위해 올림픽 기간 최고급 크루즈 선에서 숙식을 해결한다. 5일 입국 예정인 선수들은 곧바로 크루즈에 승선한다. 사진은 프라카 마우아 항에 정박한 실버 클루드호. [리우=김지한 기자], [실버 클라우드 홈페이지]

리우 올림픽에 참가하는 미국 남녀 농구대표팀은 대회 기간 선수촌이 아닌 별도의 공간에서 생활한다. 브라질 리우의 프라카 마우아 항에 입항한 실버 클라우드 호가 이들의 숙소다. 실버 클라우드 호는 무게 1만6800톤에 1인당 하루 숙박비만 210만원이나 되는 초호화 크루즈 선이다.

연봉 합쳐 2550억원 NBA 드림팀
1만6800t 초호화 크루즈서 숙식
투명 보호막 속 3중 검색대 설치
경찰 250명 배 2척 띄워 철통 경호

본지 취재진이 ‘드림팀’ 미국 농구선수들이 머물 실버 클라우드 호를 2일 찾아가 봤다. 실버 클라우드 호는 1994년 바하마에서 건조돼 주로 스페인·포르투갈·영국 등 유럽 지역을 누볐다. 올림픽 기간 이곳에 머무는 미국남자농구대표팀 12명의 연봉 합계는 2억3000만달러(약 2550억원). 이들 드림팀은 5일 리우에 입성한다.

실버 클라우드 호가 정박해 있는 항구 터미널 보안 검색은 철저했다. 검색대만 3중으로 돼 있고 철망과 투명 보호막이 항구 주변을 둘러싸고 있었다. 대회 기간엔 미국 대표팀 선수들 외에 일부 관계자들도 투숙한다. 터미널 보안 관계자는 “(미국 농구 선수·관계자 외에) 투숙 신청을 받기는 하지만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야 한다. 예약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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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이 사용할 침실. [리우=김지한 기자], [실버 클라우드 홈페이지]

영국 데일리 메일은 ‘미국 농구 선수들이 묵을 스위트룸은 1주일에 1만파운드(1462만원)짜리’라고 소개했다. 하루 객실료는 210만원 수준이다. 총 8개 층, 196개 객실로 구성돼 최대 400명을 태울 수 있다. 레스토랑·수영장·운동 시설 뿐 아니라 카지노·도서관·미용실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췄다. 200여 명의 승무원 이외에도 미국 선수단을 보호하기 위해 리우주(州) 연방 경찰관 250여 명이 대회 기간 철통 경호에 돌입한다. 알렉산드레 고메즈 프라카 마우아 터미널 보안팀장은 “연방 경찰이 따로 두 척의 배를 띄워 선박 근처에서 해상 경호를 펼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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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이 사용할 식당. [리우=김지한 기자], [실버 클라우드 홈페이지]

드림팀이 올림픽에서 별도의 숙소를 이용하고 특별 경호를 받는 건 ‘원조 드림팀’이 출전한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때부터 이어진 ‘전통’이다. 당시 올림픽 선수촌의 부실한 보안 시스템을 지적하며 바르셀로나 시내 고급 호텔을 이용했던 드림팀은 이후 올림픽 때 마다 선수촌 밖 별도의 장소에 머물렀다. 올림픽 기간 크루즈 선을 숙소로 이용한 건 2004년 아테네 대회가 처음이다. 당시 하루 방값만 1000유로(140만원)에 달하는 퀸 메리 2호에 머물며 대회를 치렀다. 당시 드림팀은 동메달에 그쳐 “돈을 물 쓰듯 쓰고도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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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이 사용할 수영장. [리우=김지한 기자], [실버 클라우드 홈페이지]

이후 미국은 올림픽 때 마다 NBA 최고 스타들로 대표선수단을 구성했다. 이번 대회에는 스테판 커리(28·골든스테이트), 르브론 제임스(32·클리블랜드) 등이 불참하지만 카멜로 앤서니(32·뉴욕 닉스), 케빈 듀란트(28·골든스테이트), 카이리 어빙(24·클리블랜드) 등 스타들이 대거 출전한다. 드림팀이 12년 만에 다시 선상 숙소를 선택한 건 리우의 치안이 불안하기 때문이다. 지카 바이러스 등 질병 감염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도 있다.

리우=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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