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 레터] 내껀 꼬라박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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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거래시간이 30분 길어진 첫날인 오늘, 코스피가 종가(2,029.61) 기준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거래시간 연장에 따라 거래량도 늘 것이라는 기대는 일단 빗나갔습니다. 코스피·코스닥의 거래량·거래대금은 모두 직전 거래일(7월29일)보다 못했습니다. 본격적인 휴가철이라는 점도 있는데다, 홈트레이딩의 보급으로 거래시간 연장효과가 과거만 못해진 것 같습니다.

체감경기와는 달리 주가의 상승세는 꾸준합니다. 기본적으론 저금리 기조에서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린 영향이 큰 듯합니다. 영업이익이 개선되는 기업들도 눈에 띕니다. 주가가 오른다고 개미들에게 혜택이 골고루 돌아가진 않습니다. 연중 최고치를 전하는 뉴스엔 이런 댓글이 붙었더군요. “내껀 꼬라박았다.” 상승세에 조심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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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 세월호 참사의 한이 어린 팽목항에서 민생투어를 시작했습니다. 민심을 겸손하게 경청하겠다는 취지라고 합니다. 또 이달 말에는 중국으로 건너가 백두산과 항일 유적지를 둘러볼 계획입니다. 그의 직업은 지역구 국회의원입니다. 원내 입법활동을 충실히 하는 게 민심을 제대로 대변하는 일입니다. 매스컴 의식하며 지지자들 우르르 모아놓고 밥 먹거나, 지역구가 아닌 전국을 돌아다니는 건 결국 국회의원보다는 다른 일을 시야에 둔 활동으로 비칩니다.

방학 중에 이화여대가 시끄럽습니다. 미래라이프대학이라는 직장인 단과대 신설을 놓고 학생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이를 학위장사라고 비난합니다. 학교측은 직장 다니는 여성들에게 대학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양쪽 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행동엔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설립자 동상을 훼손하고, 교수·교직원을 붙들어 두는 건 학문을 하겠다는 학생들에겐 어울리지 않는 행동입니다. 이대 졸업장의 물타기에 반발하는 것이라는 지적은 그래서 나옵니다.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수렴 없이 관료적으로 일을 추진한 학교측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양비론에 해당하는 케이스입니다. 이대 학칙 제1조엔 “학술의 깊은 이론과 그 광범하고 정밀한 응용방법을 교수·연구하며, 인격을 도야하여 국가와 인류사회의 발전에 공헌할 수 있는 지도여성을 양성”한다고 돼있습니다. 시위 학생들과 학교측은 과연 이 학칙에 부응하고 있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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