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 레터] 불쾌지수 누진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기사 이미지

습하고 찐득찐득한 공기가 온 몸을 휘감습니다. 무더위에 연일 잠 못 이루는 밤이 이어집니다. 이럴 때 호쾌하게 에어컨을 트는 분이 얼마나 될까요. 전기계량기 휙휙 돌아가는 게 무서워 작은 선풍기로 때우는 게 서민 가정입니다.

그런데 출입문을 열어놓은 채 에어컨을 펑펑 틀어놓는 상가나 음식점도 제법 있습니다. 정부는 개문냉방을 단속하곤 있지만 역부족입니다. 그들은 전기요금이 무섭지 않은 걸까요. 그 차이는 차별적 누진제에 있습니다. 일반 가정의 경우 월 500KW까지는 1KW 당 평균 215원을 내지만 500KW를 넘으면 709.5원을 내야 합니다. 예컨대 월 350kW를 쓰면 전기요금이 6만원 쯤 나오지만, 여기서 150kW를 더 쓰면 13만원대로 확 뜁니다. 누진제는 1974년 에너지 절약을 위해 시행됐는데, 지금은 가정에만 적용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정 불쾌지수를 누진시키고 있습니다.

8월 9일 전당대회를 앞둔 새누리당에선 불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홍문종 의원입니다. 지난 6일 최경환, 19일 서청원, 20일 나경원 의원에 이어 모두 5명이 불출마 선언을 했습니다.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는 설이 있지만 확인되진 않습니다. 어쨌든 새누리당 전당대회는 마이너리그로 치러질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에선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이 첫 여성 대통령 후보로 지명됐습니다. 그의 표현대로 역사적인 일입니다. 견고하게만 보이던 유리천정이 와장창 깨질 듯합니다. 이를 여성 유권자들, 딸 키우는 유권자들에게 어필하려는 게 클린턴 캠프의 전략입니다. 경선에서 줄곧 그를 괴롭혔던 샌더스도 기꺼이 승복했습니다.

하지만 클린턴이 탄탄대로를 걸을 수 있을진 불분명합니다. 샌더스 지지자들이 이탈하는 분위기입니다. 트럼프도 그들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갤럽 조사에선 클린턴에 대한 미국인들의 비호감도가 기록적인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호감을 느낀다는 이가 38%인 반면 그렇지 않다는 이가 57%나 됩니다. e메일 스캔들, 고액 강연 등으로 비도덕적인 기득권층의 이미지를 준다는 겁니다.


▶관련기사 클린턴이 '남자들의 리그' 유리천장 깨는 동영상 보니



물론 호감도와 당선 가능성은 별개입니다. 미국 CNBC에 따르면 클린턴의 당선 가능성이 52%, 트럼프는 26%로 나왔습니다. 클린턴이 더블 스코어로 앞서고 있습니다. 문제는 추세입니다. 한 달 전에 비해 클린턴은 하락세(80%→52%), 트럼프는 상승세(15%→26%)입니다. 클린턴 캠프가 조마조마해 하는 이유입니다.

기사 이미지


숨가쁜 하루를 정리하는 메시지, [뉴스룸 레터]를 뉴스레터로 받아보세요 ▶신청하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