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미루지 마세요. 빨리 결정하고 즉각 해치운 다음 머리 속을 비워버리는 게 삶의 질을 높이는 길입니다.”
『쏟아지는 일 완벽하게 해내는 법』
저자 데이비드 앨런 첫 방한
“e메일 수신함 열어볼 때도
순서대로 하나씩 처리 후 봐야”
『쏟아지는 일 완벽하게 해내는 법』(김영사)의 저자 데이비드 앨런(70)은 “일을 쌓아두지 말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미국 포드재단과 세계은행·오라클 등에서 직원 능력 개발 및 기업 간부 교육자로 활동해온 35년 경력의 경영 컨설턴트다. 2001년 초판이 나온 『쏟아지는 …』은 그동안 30여 개국에서 번역 출간됐다.
15년 만의 개정판 발행에 맞춰 첫 방한한 그를 지난 20일 만났다. 그는 “직장일뿐 아니라 인생 모든 영역의 일을 빨리 분별해 처리하는 습관을 들이면 삶의 스트레스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 책 제목대로 ‘쏟아지는 일’을 ‘완벽’하게 하려다보면 결국 일 중독이 될 수 있겠다.
- “아니다. 눈 앞에 보이는 일을 무조건 다 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안 해도 될지, 미룰 일이라면 언제로 미뤄야 할지를 빨리 결정하라는 말이다. 그래야 해결도 안 되고 벗어나지도 못하는 긴장감 때문에 에너지가 소진돼 버리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
그가 권하는 일처리 방법은 이렇다. 우선 닥친 모든 일을 ①실행할 일이 없다 ②실행할 일이 있다로 나눈다. 이 중 ①에 해당하는 일은 ‘휴지통’에 버리거나 ‘참고자료’와 ‘언젠가 혹은 아마도 해야할 일’ 파일로 분류해 보관한다. 그리고 ② 중에서 2분 안에 끝낼 수 있는 일은 중요도에 상관없이 당장 하고, 2분 넘게 걸리는 일은 다른 사람에게 위임하거나 언제 할지 정해 일정표에 기록하라는 것이다.
그는 “이렇게 일을 일단 처리하고 나면 더 생각할 필요가 없으니 스트레스도 없다”면서 “안 한 일에 대한 불안이 없어야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더욱 긍정적이고 편안하게 몰두할 수 있다”고 말했다.
- ‘2분 규칙’의 근거는.
- “어떤 항목을 보관했다 다시 꺼내 확인하는 과정에 2분은 더 걸린다. 언젠가 할 일인데 2분 내에 끝낼 수 있는 일이라면, 당장 하는 게 효율적이다. ‘2분 규칙’으로 생산성이 크게 향상된 사례가 많다.”
그는 일거리를 쌓아놓지 않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 “e메일 수신함을 확인할 때 ‘급하거나 재미있는 메일’부터 보지 말고 차례대로 하나씩 처리하고 넘어가라”고 했다.
- 디지털 세계가 확장되면서 책의 초판이 나온 15년 전과 업무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
- “하지만 스트레스 없는 일처리 방식의 근본 원칙은 변하지 않았다. 100년 후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다만 자료를 보관하는 도구가 종이에서 디지털 로 많이 바뀌었다.”
- ‘빠른 결정’을 하 면 실수가 많을 수 있는데.
- “물론 훈련과 경험이 필요하다. 주간·연간 단위의 점검 과정도 있어야 한다. 잘못을 하더라도 회복할 수 있는 환경도 중요하다. 또 즉각적인 결정이 잘 나오기 위해서는 평소 정리가 잘 돼 있어야 한다. 우선 업무 공간부터 정리하고 쓸모없는 것들을 버려라.”
글=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