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은 빨리 결정…2분 내에 끝내고 머리 속 비우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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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일을 미루지 마세요. 빨리 결정하고 즉각 해치운 다음 머리 속을 비워버리는 게 삶의 질을 높이는 길입니다.”

『쏟아지는 일 완벽하게 해내는 법』
저자 데이비드 앨런 첫 방한
“e메일 수신함 열어볼 때도
순서대로 하나씩 처리 후 봐야”

『쏟아지는 일 완벽하게 해내는 법』(김영사)의 저자 데이비드 앨런(70)은 “일을 쌓아두지 말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미국 포드재단과 세계은행·오라클 등에서 직원 능력 개발 및 기업 간부 교육자로 활동해온 35년 경력의 경영 컨설턴트다. 2001년 초판이 나온 『쏟아지는 …』은 그동안 30여 개국에서 번역 출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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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앨런은 “일을 즉각 처리하라”고 강조했다. “해야 하는데 하지 않고 있는 어떤 일이 있을 것 같은 느낌에 시달리지 않기 위해서”다. [사진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15년 만의 개정판 발행에 맞춰 첫 방한한 그를 지난 20일 만났다. 그는 “직장일뿐 아니라 인생 모든 영역의 일을 빨리 분별해 처리하는 습관을 들이면 삶의 스트레스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책 제목대로 ‘쏟아지는 일’을 ‘완벽’하게 하려다보면 결국 일 중독이 될 수 있겠다.
“아니다. 눈 앞에 보이는 일을 무조건 다 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안 해도 될지, 미룰 일이라면 언제로 미뤄야 할지를 빨리 결정하라는 말이다. 그래야 해결도 안 되고 벗어나지도 못하는 긴장감 때문에 에너지가 소진돼 버리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

그가 권하는 일처리 방법은 이렇다. 우선 닥친 모든 일을 ①실행할 일이 없다 ②실행할 일이 있다로 나눈다. 이 중 ①에 해당하는 일은 ‘휴지통’에 버리거나 ‘참고자료’와 ‘언젠가 혹은 아마도 해야할 일’ 파일로 분류해 보관한다. 그리고 ② 중에서 2분 안에 끝낼 수 있는 일은 중요도에 상관없이 당장 하고, 2분 넘게 걸리는 일은 다른 사람에게 위임하거나 언제 할지 정해 일정표에 기록하라는 것이다.

그는 “이렇게 일을 일단 처리하고 나면 더 생각할 필요가 없으니 스트레스도 없다”면서 “안 한 일에 대한 불안이 없어야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더욱 긍정적이고 편안하게 몰두할 수 있다”고 말했다.

‘2분 규칙’의 근거는.
“어떤 항목을 보관했다 다시 꺼내 확인하는 과정에 2분은 더 걸린다. 언젠가 할 일인데 2분 내에 끝낼 수 있는 일이라면, 당장 하는 게 효율적이다. ‘2분 규칙’으로 생산성이 크게 향상된 사례가 많다.”

그는 일거리를 쌓아놓지 않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 “e메일 수신함을 확인할 때 ‘급하거나 재미있는 메일’부터 보지 말고 차례대로 하나씩 처리하고 넘어가라”고 했다.

디지털 세계가 확장되면서 책의 초판이 나온 15년 전과 업무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
“하지만 스트레스 없는 일처리 방식의 근본 원칙은 변하지 않았다. 100년 후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다만 자료를 보관하는 도구가 종이에서 디지털 로 많이 바뀌었다.”
‘빠른 결정’을 하 면 실수가 많을 수 있는데.
“물론 훈련과 경험이 필요하다. 주간·연간 단위의 점검 과정도 있어야 한다. 잘못을 하더라도 회복할 수 있는 환경도 중요하다. 또 즉각적인 결정이 잘 나오기 위해서는 평소 정리가 잘 돼 있어야 한다. 우선 업무 공간부터 정리하고 쓸모없는 것들을 버려라.”

글=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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