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배] 포철고, 이창율 역투 앞세워 8강 진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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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율(18·포항제철고)

포항제철고가 에이스 이창율(18)의 역투를 앞세워 대통령배 8강에 올랐다.

포항제철고는 26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50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일간스포츠·대한야구협회 주최) 16강에서 마산고를 3-1로 이겼다. 8강전(27일 오후 6시) 상대는 지난해 준우승팀 성남고다.

선취점은 마산고가 뽑았다. 마산고는 2회 2사 이후 김지훈의 2루타에 이어 하선우가 좌전안타를 때려 1-0으로 앞서갔다. 마산고 선발 임현욱이 4회까지 안타 3개를 줬지만 무실점하며 리드를 유지했다. 포철고는 5회 말 공격에서 동점을 만들었다. 김성윤이 볼넷으로 나간 뒤 김동규의 희생번트와 한차현의 2루 땅볼 때 3루로 나갔고, 임현욱의 폭투 때 홈을 밟았다. 마산고는 김태헌을 올려 불을 껐다.

포철고를 승리로 이끈 건 오른손투수 이창율이었다. 이창율은 0-1로 뒤진 2회 말 2사 1루 마운드에 오른 뒤 6과3분의1이닝 동안 안타 4개, 볼넷 6개를 줬지만 무실점했다. 주자가 없을 땐 힘을 아끼고 위기에 몰리면 전력투구를 하는 완급조절이 돋보였다. 이날 기록된 최고 구속은 시속 139㎞. 포항제철고는 1-1로 맞선 7회 말 볼넷 2개로 만든 2사 1·2루에서 홍진혁의 내야 안타와 상대 실책을 묶어 2점을 뽑았다. 김영직 포항제철고는 이창율이 한계투구수(130개)에 가까운 128개를 던지자 김태현(2학년)-이기범(1학년)을 내세워 1이닝을 막고 승리를 지켰다.

키 1m90㎝, 체중 90㎏의 이창율은 프로행이 유력하다. 최고 시속 144㎞까지 던졌고, 체격과 야구 센스 모두 있다는 평가다. 박기남 KIA 스카우트는 "운영 능력이 있고 구속도 빠르다. 프로에서 통할 자질이 있다"고 말했다. 포항제철고의 지역 라이벌인 경주고 정경훈 감독은 "1학년 때부터 지켜봤고, 자주 붙어봤지만 운영 능력이 정말 좋은 투수다. 감독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선수"라고 평했다.

이창율의 재능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다. 이창율의 아버지 이용근 씨는 경남상고에서 투수로 활약했으며 지금은 동대문에서 야구용품점을 운용하고 있다. 이 씨는 "태권도와 축구 등 운동을 좋아했는데 초등학교 5학년 때 야구를 하겠다고 해서 후배가 감독으로 있던 길동초등학교에 보냈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튜빙 훈련을 했다"고 말했다. 이창율은 "등교할 때 40분 정도가 걸렸지만 야구가 너무 재밌었다. 아버지한테 야구를 많이 배웠다"고 했다.

이창율은 이번 대회 홀로 3승을 거두며 팀을 이끌고 있다. 주말리그와 다른 전국대회를 포함하면 90과3분의2이닝을 던지면서 10승(2패·평균자책점 1.09)을 거뒀다. 올해 고교 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그는 "야구를 하고 나서 준우승만 해봤다. 힘들긴 하지만 우승까지 노려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영직 포항제철고 감독은 "팀 사정상 창율이가 많이 던지긴 어렵다. 투수를 총동원해 내일 경기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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