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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최근 한국 행위, 상호 신뢰 훼손시켜 유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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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한·미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결정 이후 처음으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중국 왕이(王毅) 부장이 “최근 한국 측의 행위는 상방의 호상 신뢰의 기초를 훼손시켜 유감”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지속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혀왔으나, 한국 정부 고위급 인사 바로 앞에서 이런 발언을 한 것은 처음이다.

사드 결정 후 첫 외교 회담
왕이 “관계 수호 행동을” 압박
윤 장관 “극복 가능한 사안”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24일 라오스 비엔티안을 찾은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왕이 부장은 이날 밤 10시11분(현지시간)부터 시내 모 호텔에서 회담을 시작했다. 왕 부장은 모두발언에서부터 작심한 듯 격렬한 반응을 쏟아냈다. “중·한 양국은 이웃 나라이며, 우리 사이에 협력적인 관계를 진행했다. 상방의 인적관계는 이미 천만 시대에 올랐다”며 한·중 관계에 대한 긍정적 평가로 시작했지만, 이내 사드 배치 문제로 논점을 옮겼다.

왕 부장은 “한국이 신뢰의 기초를 훼손시킨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오늘 윤 장관이 만남을 제의했고, 저도 만나는 것을 동의한다. 이 자리에서 윤 장관의 의견을 들어보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동료이기 때문에 의사소통을 미리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 측이 양국 관계 수호를 위해 어떤 실질적 행동을 취할지에 대해 들어보려 한다”고 사실상 한국 측을 압박했다.

윤 장관도 신뢰를 꺼내 들었다. 윤 장관은 “비록 우리가 어려움이 있지만, 긴밀한 관계가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양국 정부와 민간의 신뢰에 입각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양국 관계가 긴밀해질수록 도전이 있을 수도 있다. 이런 도전들은 그동안 우리가 깊은 뿌리를 쌓아왔기 때문에 극복하지 못할 사안은 아니다”고 말했다.

비엔티안=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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