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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최양락 DJ 하차는 외압 아니라 청취율 때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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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최양락씨의 라디오 DJ 하차 및 해당 프로그램 폐지와 관련해 MBC 라디오국이 "경쟁력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MBC 라디오국은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3년 동안 ‘재미있는 라디오’는 동시간대 주요 4개 채널(MBC, KBS, SBS, CBS) 가운데 청취율 4위인 경우가 많았다"며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담당 PD 교체, 포맷개발 등 장기간 많은 노력과 시도에도 불구하고 동시간대 최하위 그룹을 벗어나지 못했고 부득이 지난 5월 30일 개편을 통해 새로운 포맷과 진행자로 교체가 이루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프로그램 개편을 앞두고 진행된 PD 워크숍과 프로그램 아이디어 공모에서도 ‘재미있는 라디오’의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라디오 PD들의 목소리가 많았고, 그 의견을 반영해 부장단 회의에서 새 DJ와 포맷에 대한 논의 끝에 지금의 ‘원더풀 라디오 김태원입니다’를 론칭하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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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양락. [사진 일간스포츠 제공]

앞서 최양락씨는 2002년부터 14년간 진행해온 '최양락의 재미있는 라디오'에서 지난 5월 중순 이렇다할 인사도 없이 갑작스레 하차, 시사풍자 코너 등과 관련해 외압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해당 프로그램은 대체 DJ가 진행하다 5월 말 막을 내렸다.

이에 대해 MBC 라디오국은 "최근 일부 기사에 등장하는 '압력 의혹'은 한마디로 근거 없는 왜곡이자 악의적 폄훼"라며 "대개 프로그램이 폐지되거나 DJ가 바뀌는 배경에 대해서는 따로 알리지 않는 것이 관례이자 이전 프로그램 진행자에 대한 예의"라고 주장했다. "사정을 세세하게 설명할 경우 자연스럽게 이전 프로그램과 DJ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피력하게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란 것이다.

방송에서 최양락씨의 마지막 인사가 없었던 데 대해서는 "14년 동안 진행한 프로그램이 개편되는 진행자의 아쉬운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더라도 청취자와의 작별인사를 본인이 안 하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라며 그 책임을 최양락씨에게 돌렸다. 생방송을 마친 최양락씨가 담당부장에게서 개편 내용을 전달받은 직후부터 "줄곧 연락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음날 방송에서 최양락씨의 하차를 '개인사정'으로 전한 것에 대해서는 "정해진 개편일까지 최양락씨가 방송 진행을 하지 못하고 2주간 대체 진행자가 방송을 맡을 수밖에 없는 돌발적인 상황이 벌어졌으나 최양락씨를 보호하고 예우하는 차원에서 '개인사정'으로 함께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며 "라디오국은 최양락씨가 당연히 청취자에 대한 작별 인사를 하러 올 것이라는 믿음으로 그동안의 노고에 감사하는 자리를 준비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일방적인 하차통보'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라디오 특성상 일반적으로 개편 관련 하차 언급은 2주 정도 전에 그 맥락을 설명하면서 한다"며 "진행자 입장에서는 통보라고 느낄 수 있겠지만 경쟁력이 약한 프로그램 폐지 논의를 진행자와 협의해 결정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후남 기자 hoon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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