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세기 전의 한국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1966년 당시의 대한민국의 정치·경제·사회·문화의 전반적 표상을 보여주는 '일하는 해 1966' 특별전이 서울 종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각종 기록 자료 500여 점과, 사진·음원·영상 자료 100여 점을 통해 1966년을 살았던 한국인들의 삶을 재현해 놓았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1966년 가장 큰 뉴스 중 하나였던 한국 최초의 세계 챔피언이 탄생했던 당시의 경기 영상이 가장 먼저 보인다.
영상의 주인공은 WBA 주니어 미들급에서 세계 챔피언에 도전했던 김기수 선수다. 김 선수는 15라운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이탈리아의 벤베누티를 판정승으로 물리치고 챔피언이 된다. 당시 라디오와 TV앞에 모여 경기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일제히 함성을 내질렀다. 이날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세계 챔피언이었다. 영상 아래는 김기수 선수가 사용했던 글러브와 챔피언 트로피·벨트가 차례로 전시돼 있다.
전시에는 땀 흘려 열심히 일했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 빠르게 성장했던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를 일곱 개의 주제로 나누어 관람객이 주제를 자유롭게 선택하여 관람할 수 있도록 전시공간을 구성하였다.
'냉전 속의 열전'에서는 미국과 소련의 냉전 대립 아래서 베트남 전쟁, 북한의 무력도발의 증가 등 열전이 있었던 1960년대 우리를 둘러싼 세계사를 확인할 수 있다. '고도성장의 궤도진입'에서는 제1차 경제 개발 5개년 계획 마지막 해였던 1966년의 경제적 성과와 ‘일하는 해’라는 구호와 함께했던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월남에 간 김상사'에서는 베트남으로 향했던 군인, 기술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선택 1967'에서는 1967년의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를 위한 각 당의 활동과 선거 과정 및 결과를 보여준다. '변화하는 사회'에서는 인구의 증가, 도시에의 집중현상, 가족계획 등 당시의 상황을 살펴볼 수 있다. '국민교육'은‘ 콩나물 교실’과 3부제 수업에서도 열심히 공부했던 학생들, 정부가 교육을 통해 새로운 국민상을 제시하려고 했던 모습을 담고 있다. '쇼쇼쇼'에서는 1960년대 당시의 대중문화를 확인할 수 있다.
전시 뿐 아니라 여름방학을 맞은 어린이와 가족단위 관람객을 위해 다양한 특별전 연계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7월 27일(수) 오후 12시 10분부터 50분까지 1960년대 대중가요로 꾸며질 특별전 연계 공연 ‘응답하라! 1966’이 3층 기획전시실 앞에서 진행되며, 같은 날 오후 1시부터는 전시 기획자와 함께 전시를 살펴보는 ‘큐레이터와 함께하는 특별전 투어’가 진행된다. 8월에는 여름방학 특집으로 초등학생 대상 특별전 연계 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교육프로그램의 내용 확인 및 교육 신청은 박물관 홈페이지(www.much.go.kr)에서 할 수 있다.
김용직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관장은“1966년은 ‘일하는 해’라는 기치 아래 열심히 일하고, 공부하고, 더 나은 사회를 위해 노력했던 시기로 대한민국 오늘의 기반을 확인할 수 있는 해”라고 소개하며 “이번 전시를 통해 50년 전 한국과 한국인들의 삶을 경험하고 지금의 대한민국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는 8월 28일까지며 관람료는 무료다.
글·사진 김성룡 기자 xdrag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