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미술관 소장 도자기 명품전 ⑧ 백자대호<17세기·높이 61.7×입지름20×밑지름19.7cm>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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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이 항아리는 17세기중반 경기도 광주군 남종면 금사리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두개의 대접을 맞붙여 만들었기 때문에 어깨 윗 부분의 무게로 자기를 구울 때 한쪽이 약간 내려앉았다.
이러한 항아리가 많은 것으로 보아 조선시대 사람들은 이러한 흠을 무관하게 받아들였던 것으로 생각된다.
이 백자대호는 태토가 정선되어 있어 몸체의 색은 순백이며, 유약이 얇게 시유된 맑고 명랑해 보이는 그릇이다. 유약이 흘러 생긴 유빙렬에 손때가 배어 자연스럽게 보인다.
유약과 태토가 어울려 약간 유백색을 띤 환원소성의 항아리가 고운 피부와 같이 아름답고 둥근 모양이 예쁘다기 보다는 너그럽게까지 보인다.
굽이 항아리 몸체에 비해 좁고 높으며 반듯하게 올라가 힘이 있는 반면, 입시울은 넓고 밖으로 약간 젖혀 각을 주는 듯 둥글려 짧고 예쁘게 말아 구조적으로 불안정 할 것 같으나 실제로 주는 느낌은 완벽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
흔히 달 항아리라 부르는 이 항아리는 온화하고 잘 생긴 미인의 느낌을 주기 때문에 첫눈에 반해 버리기보다는 두고두고 보아 싫증나지 않는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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