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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메달을 점검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아시아드의 불꽃이 마침내 서울에서 피어오른다. 86년 9월20일「영원한 전진」의 팡파르가 울리면서 한국은 아시아 스포츠의 새로운 리더, 동방의 별로 자리를 잡게 된다.
88서울올림픽 리허설의, 의미도 있지만 86아시아드는 출범 35년만에 처음 한반도에서 맞는 감격의 무대. 그러기에 가장 훌륭한 잔치, 가장 완벽한 운영, 가장 뛰어난 성적을 이룬다는 열망과 의지가 더욱 강하다.
『이번에는 일본을 앞지르자. 』
체육계의 한결같은 바람이며 다짐이다. 비록 중공을 따라 잡지는 못하더라도 일본 추월은 가능하다는 것이 대한체육회를 비롯한 각 단체의 기대다.
태권도와 유도를 새로 추가하고 양궁의 메달을 크게 늘린 호스트 컨트리의 잇점, 88년을 겨냥해 수준 향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각 종목의 기세등을 감안하면 이 목표는 달성이 가능한 것으로 믿고 있다.
『종합순위에서 일본을 제치고 2위를 차지해야 합니다. 또 자신이 있읍니다. 이번에 홈 그라운드에서 뒤지면 최소한 20세기 안에는 일본을 앞설 수 없습니다. 』총사령탑인 김종하 대한체육회장의 결의가 비장하다.
한국은 이제까지 아시안 게임에서 일본을 넘지 못하는 벽으로 여겨 왔다.
중공은 세번째 출전한 82년 뉴델리대회에서 금메달 61개로 일본(금57), 한국 (금28)을 제치고 아시아 최강국으로 올라섰고 상대적으로 일본은 하락세에 있다.
일본의 금메달 밭이 중공에 의해 침식당하고 있다는 사실은 한국에 유리한 변수가 될 수 있다.
대한체육회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25개 세부종목의 한·중·일 3개국 역대성적을 분석, 종합2위가 가능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의 목표는 금메달 67개로 일본 (금메달 60개 예상) 을 제치고 중공(금메달 86개)에 이어 2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바로 4년전 뉴델리에서의 성적은 일본이 금메달 57, 한국 28로 더블 스코어였다. 8년전엔 70l-18, 12년전엔 75-16으로 격차가 더 컸었다. 아무리 홈 어드밴티지를 살린다 해도 4년 전의 더블 스코어를 뒤집는다는 건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다.
북한의 참가 여부도 메달레이스 한·일 대결에 큰 영향을 줄 것이 분명하다. 또 중공이 육상·수영에서 일본을 얼마나 견제하느냐의 결과도 중요하다.
아뭏든 한국으로선 아전인수격인 유리한 계산이나 안이한 대책, 낙관적인 전망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한국이 기대하는 홈팀의 호조건-그것은 우선 종목선택에서 비롯된다.
서울대회에선 한국이 전종목 (8체급) 을 석권할 수 있는 태권도를 비롯, 유도·볼링·펜싱등 뉴델리대회보다 4개종목이 늘어났고 한국 강세의 양궁 금메달이 4개에서 12개로 늘었다.
벌써 여기에서 20개 안팎의 금메달을 더 거둬들일 수 있게 된 것이다.
뉴델리대회 금메달 28개를 이번에 67개로 늘리자면 39개를 더 보태야하는데, 그 반수는 종목 신설·증설로 해결되는 셈이다.
전체 종목수가 늘어난 만큼 일본의 금메달도 뉴델리 때의 57개보다 많아질 것이다. 그러나 중공이 메달박스인 육상·수영에서 일본 몫을 10여개 빼앗아갈 공산이 크므로 일본이 60개를 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결국 한국 종합 2위의 열쇠는 중공이 쥐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의 경기력은 이미 LA올림픽에서 증명된 것처럼 크게 향상됐다. 더구나 한국선수들은 워낙 제 집에서 강한 수탉처럼 무서운 투지를 보인다. 따라서 복싱·레슬링·유도·역도등 투기종목에서 과거보다 더 좋은 성과가 기대된다.
과거 태국·이란이나 인도가 보여주었던 홈팀의 심판텃세, 응원 횡포가 아닌 실력으로 일본을 이겨야한다는 것이 한국의 과제다. 그러자면 역시 한국 독점 종목 이외의 전 종목에 걸친 고른 기여가 따라야 한다.
뿐만 아니라 같은 금메달이라도 메인 스타디움에서의 승리, 기본종목의 분발, 또 국민모두에게 감동을 줄만한 단체경기의 개가가 기다려진다.
육상 1백m나 마라톤의 영광, 또 축구의 환희는 더욱 자랑스런 것이기 때문이다.
아시안게임에서의 일본 추월과 중공 추격은 올림픽에서의 싱글순위를 가능케 해주는 청신호라는데 더 큰 뜻이 있다. <이민우 체육부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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