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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 사진관] 7년의 기다림…매미는 울고싶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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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화(羽化)를 하려고 나무에 매달린 매미유충을 개미들이 공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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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나온 매미는 몸이 굳지 않아 개미들에게는 좋은 먹잇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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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들이 매미를 끌고 가고 있다. 옆에 우화를 마친 매미의 빈 껍질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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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속에서 나온 매미가 주변에 나무가 없자 폐타이어를 붙들고 우화하고 있다.

장마전선이 물러나면서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됐다. 장맛비가 그친 8일 새벽 대전 서구 관저어린이공원에서 매미 유충들이 소나무와 잣나무 등에 매달려 딱딱한 껍질을 벗고 우화(羽化)하고 있다. 이제 매미가 되어 푸른 나뭇잎 사이에서 짝을 찾아 소리쳐 울 일만 남았다. 하지만, 세상은 녹록하지 않았다. 아직 몸이 채 굳지도 않았고 날개도 펴지 못했는데 개미들이 습격했다. 갓 우화 한 말랑한 매미의 몸은 개미들에게는 좋은 먹잇감이다. 짝을 찾는 세레나데는 커녕 비명도 제대로 지르지 못하고 매미는 죽었다. 또 다른 매미 유충은 나무에 오르지 못했다. 나무가 많았던 세상은 과거였다. 주변에는 폐타이어만 쌓여 있었다. 그래도 매미의 생존 의지는 낡은 폐타이어를 붙들고 우화에 들어갔다. 우화에 성공한 매미는 푸른 나무를 찾아 날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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잣나무에 매달린 매미가 우화(羽化)하고 있다. 뒤는 가로등의 불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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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 거꾸로 매달린 매미가 우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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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에 매달린 매미 유충에서 매미 성충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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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화를 마친 매미의 날개가 시간이 지나면서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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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의 날개가 완전하게 펼쳐졌다. 때마침 민달팽이가 옆을 지나고 있다.

매미는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땅 속에서 2년에서 7년 정도 유충으로 지낸다. 땅 속의 유충은 수목 뿌리의 즙을 빨아 먹고 산다. 성충이 된 매미는 수목의 체관에 가는 관 모양의 입을 찔러 넣은 뒤 당분을 섭취한다. 수목의 입장에서는 매미는 해충이다. 특히 유지매미는 사과 · 배 등의 과실에 산란하여 과수 농가에 해를 끼친다. 우리나라에 있는 매미는 매미아과(Cicadinae)와 좀매미아과(Cicadettinae)로 나뉜다. 현재 참매미를 비롯한 2아과 18여 종이 보고되어 있다.

탈피하기 전 유충은 굼벵이로도 불리며 한방약재로 사용되기도 한다. 세상 밖으로 나와 성충이 된 뒤 일주일에서 길어야 한 달 정도 살면서 짝짓기를 한 뒤 생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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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게 성충이 된 매미가 유충 위에 앉아 있다. 뒤는 가로등의 불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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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 성충이 나무에 매달려 있다. 옆에 우화를 마친 유충의 껍질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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잣나무에 매미가 매달려 있다. 완전히 몸이 마르면 날아갈 수 있다.

대표적인 여름 곤충인 매미는 수컷만이 울며 암컷을 만나 짝짓기를 하기 위해 열정적으로 소리를 낸다. 최근 도심의 매미소리가 소음수준으로 커졌다는 뉴스가 나온 적이 있다. 이는 도심소음을 이겨내고 자신의 소리를 들리게 하기 위한 매미의 고육지책일 것이다. 우화는 천적을 피해 주로 늦은 밤부터 새벽 사이에 이루어지며 보통 3~6시간 정도 걸린다.

글=신인섭 기자 사진=프리랜서 김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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