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비행기납치사상 최악의 인명피해|납치범들 춤추고 노래하다 총질|「이집트 혁명단」은 「카다피」동조 지하세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이번 이집트여객기 납치사건은 여객기 납치사상「최악의 사건」으로 기록된다.
지금까지 최대의 인명피해를 냈던 여객기납치사건은 76년 이스라엘군이 해결한 이른바 「엔테베 특공작전」으로 이때는 7명의 납치범을 포함, 31명이 사망했었다.
○…피랍된 이집트항공소속보잉737여객기는 24일 상오4시6분 카이로를 향해 그리스의 아테네를 떠난뒤 22분후인 이날상오4시28분 그리스의 밀로스섬 상공에서「이집트 혁명단」소속이라고 자처하는 납치범들 (팔레스타인인4명, 시리아인1명)에 의해 납치돼 이날상오 6시16분 지중해상의 섬나라 몰타에 강제착륙했다.
○…납치범들은 앞서 급유가 거부되면 인질들을 15분마다 1명씩 죽이겠다고 위협하며 리비아나 튀니지로 갈것을 요구했었는데 몰타방송과 공항 소식통들은 납치범들이 인질 6명을 살해하고 미국인 2명을 포함한 다른 수명에게 상처를 입혔으며 부상자를 포함한 12명을 석방했다고 말했다.
몰타방송은 납치범들이 24일하오1시쯤 공항당국에 음식과 어린이를 위한 우유를 요구했으며 이들에게 음식을 보내준 몰타군인들이 피랍기 주변에서 5구의 인질시체를 목격했다고 밝혔다.
공항소식통들은 피랍기가 발레타공항에 도착하기전에 이미 4∼5명이 기내에서 살해됐는데 피살자 가운데는 납치범1명도 포함돼 있다고말했다.
○…그리스경찰은 이날 납치범들 가운데 2명은 모로코여권을 갖고 있으나 다른 1명은 튀니지여권을 소지하고 있다면서 이들의 신원은 「살라·타코레」(25), 「노라딤·부사이드」(23), 「아모르·마르주키」(22)라고 밝히고 이들가운데 「마르주키」는 튀니지여권을 소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집트항공기가 출발한 아테네공항당국자들은 탑승객들에 대한 보안조사도 철저했기 때문에 아테네에서 무기가 기내에 반입됐을 가능성은 없다고 부인.
○…이집트정부는 이번 여객기 납치사건이 「카다피」가 이끄는 리비아군사정부와 관련이 있는것으로 판단, 특공대투입과 동시 리비아와의 국경지대에 군대를 배치했었다.
○…미국은 지난 6월 TWA기가 아테네공항에서 팔레스타인 게릴라들에 납치된 사건이 있은뒤 미국인들에게 아테네공항의 보안이 허술하므로 이용하지말라고 권고했었다. 이때문에 그리스는 관광수입이 3억달러 줄어든다고 미국을 비난, 양국관계가 냉각됐었다.
○…이집트기 납치범들이 소속됐다고 주장한「이집트 혁명단」이란 단체는 이집트-이스라엘의 화해를 반대하는「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에 동조하는 지하세력으로 알려져 있다.
○…구조된 이 항공기의 조종사는 납치법들이 『정신이상자 같은 행동을 했다』며『그들은 점잔을 빼고 걷다가 갑자기 인질의 머리에 총을대고 발사하는가 하면 심지어 춤을 추며 노래도 불렀다』고 기내 상황을 전했다.
○…80명의 특공대는 조종사가 납치범이 조종실을 잠깐 비운 틈을 타 출입문이 안으로 잠겨있다고 관제탑과의 무선교신에서 제보해줌에 따라 출입문쪽이 아닌 화물칸을 통해 기내안으로 침투했다. 그러나 특공대가 진입하는 소리가 들려 납치범들이 이를 알아채고 객실안으로 수류탄을 던져 참사가 빚어졌다.
○…이번에 납치됐던 이집트항공 소속 보잉737기는지난달 이탈리아 호화유람선 아킬레 라우로호를 납치했던 4명의 팔레스타인들을 태우고 가다 미해군 F-14S기의 요격에 의해 시칠리아섬에 강제착륙당했던 바로 그 비행기라고. 6주동안에 2번이나 변을 당한 이 비행기는 빨간색·흰색 및 노란색으로 채색된 것으로 라우로호사건을 통해 이미 서방 TV화면에 자주 등장했던 낯익은 것이라고. <외신종합>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