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시니어들이 말하다…"버스 배차시간 배려해줬으면"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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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시니어들은 고정적인 생활비, 주거문제, 외로움 등을 어려운 고충으로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림픽길에 있는 노인센터에서 한인 노인들이 수업내용을 경청하고 있다. 김상진 기자

노인센터 한인 시니어 110명에 대한 본지의 설문조사 결과는 미국사회 소수계 노인들의 녹록치 않은 일상을 그대로 반영했다. 동시에 달라진 시니어 경제활동의 현주소를 보여줬다.

시니어들이 '생활비'를 첫번째 고민으로 꼽은 것은 은퇴연령은 크게 변화가 없지만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고정적인 수입원이 아쉬워진 상황을 그대로 드러냈다. 소셜연금 또는 웰페어 지원비로 렌트비와 자동차, 식료품 비용에 대부분 지출해 빠듯해진 현실을 여과없이 보여주는 것이다.

미국내 은퇴자들은 65세 은퇴 기준 부부 2인의 경우 매달 외곽지역은 평균 2725달러, 도시 지역은 평균 2808달러(2013년 연방 센서스 통계)가 소요된다.

환경은 다르지만 한국에 비하면 두 배에 가까운 비용이다. 참고로 한국의 국민연금연구원의 통계(2015)에 따르면 한국의 1인 기준(1달)으로 최소 노후 생활비는 98만8700원(부부 기준 159만9100원)이었으며 관계 기관들은 1인당 142만1900원(부부기준 224만9600원)을 적정 비용으로 산정했다. 설문에서 구체적인 생활비 규모까지 묻지는 않았지만 기타의견에 반영된 목소리엔 고정적인 수입원에 갈증을 느끼는 모습이 역력했다.

은퇴도 개인적으로 출발선에서 갖춘 재정적인 기반이 다르기 때문에 비용 부담의 정도를 비교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최근 10여년 동안 물가 환경은 결코 우호적이지 않은 현실도 한몫을 한 셈이다.

이런 생활비용의 원천 또한 열악하다. 소셜연금과 웰페어에 의존한 한인 시니어들의 비율이 64%에 육박했으며 가족보조도 19%로 적지 않았다. 축적한 개인재산에 의존한다는 응답은 10%로 미국 전체 평균의 19%(2015년 연방센서스) 보다 두배나 적었다. 미국내 은퇴자 평균 61%는 소셜연금 이외에도 개인 은퇴플랜과 이자 소득, 개인 소득 등이 추가로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에 비하면 한인 시니어들의 소득 원천은 비교적 좁다.

생활비를 제외한 개인용돈은 나이가 많을 수록 액수가 적어지는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는 일반적으로 나이가 많아질수록 사회적인 활동과 교제가 줄어들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주머니 사정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다른 고충으로 지적한 '주거문제'와 '외로움'은 커뮤니티가 관심을 갖고 풀어야할 숙원으로 지적된다. 특히 최근 있었던 일부 노인들의 극단적인 선택과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이런 소통의 단절을 의식한 것인지 시니어들은 가족들, 지인들과의 소통을 위해 48%가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 말부터 쓰고 있다는 이순례(72)씨는 "글씨 크기를 키워 카카오톡을 이용하고 있다"며 "처음엔 낯설었지만 손주들 사진도 보고 간단한 타이핑으로 메시지도 보내는 재미가 있다"고 전했다. 다만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정보가 더 필요하다는 기타 의견은 주목되는 부분이다.

버스를 이용하는 한인 시니어들이 67%에 달하는 가운데 '배차시간'에 대한 불편함을 호소한 것은 관계 당국에서도 관심을 가질만한 사안으로 부각된다.

다운타운 시니어 아파트에서 센터까지 주 4회 버스를 이용한다는 김진규(68)씨는 "다수를 위한 교통수단이기 때문에 균형있게 운행되고 있다고 믿지만 많은 수의 시니어들이 불편을 호소한다면 시정부에서도 유연성을 보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의료서비스는 시니어 생활에 큰 중심 중 하나다. 응답 시니어들 대다수는 메디케어와 메디캘을 이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가족을 통한 개인보험은 15%에 불과했다. 이는 전체적인 생활비 고충과 은퇴자금 부족이 나은 산물이라는 지적이 가능해지는 부분이다.

시니어들이 뉴스 정보를 얻는 출처도 아직은 신문(56%)이 대부분이었지만 라디오(32%), TV(22%)도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컴퓨터와 스마트폰 이용도 늘어 다양한 정보 전달 경로가 가능해 진 것으로 보인다.

최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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