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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포인트, 외국서도 통하는 ‘만능 머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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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저금리 장기화와 인터넷뱅킹의 확산으로 사면초가에 몰린 은행들이 생존 돌파구를 열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통합 멤버십 포인트인 ‘하나머니’ 네트워크를 대만으로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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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하나금융 회장과 우동량 타이신금융 회장은 4일 타이베이시 타이신금융 본사에서 업무 제휴를 맺었다. 왼쪽부터 한준성 하나금융 전무, 김 회장, 우 회장, 종롱위 타이신국제상업은행장. [사진 하나금융그룹]

하나머니를 보유한 고객은 대만의 타이신국제상업은행의 포인트로 전환하고, 이 은행의 제휴사인 훼미리마트에서 해당 포인트를 쓰는 게 가능해진다. 국내에서 발급받은 대만 훼미리마트 할인 쿠폰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거꾸로 타이신국제상업은행 고객이 은행 포인트를 하나머니로 바꿔 한국에 있는 GS25편의점에서 사용할 수도 있다. 하나금융과 대만 타이신상업은행은 4일 상호 포인트를 교환하고 포인트 사용처를 공동으로 사용하는 내용의 업무제휴를 맺었다.

하나금융, 대만 타이신과 업무 제휴
현지 편의점서 현금처럼 사용 협약
금융규제 완화로 해외 진출 탄력
신한·KB도 베트남·라오스서 사업

하나멤버스는 하나금융 계열사 포인트뿐 아니라 제휴사의 포인트까지 통합해 현금처럼 쓸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예컨대 하나카드를 사용하면 이용 실적에 따라 포인트가 쌓일 뿐 아니라 제휴사인 신세계(SSG)포인트와 OK캐쉬백까지 하나포인트로 전환이 가능하다. 이를 하나카드 제휴사에서 결제 시 사용하거나 KEB하나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현금으로 인출도 할 수 있다. 이번 대만 은행과의 협약으로 이런 혜택이 해외로 확대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하나멤버스가 출시 8개월 만에 500만 회원을 돌파했다”며 “대만에 이어 중국·일본·태국 등에도 진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나금융은 ‘하나멤버스’ 해외 진출을 발판으로 동아시아의 금융을 하나로 묶는 플랫폼을 구상 중에 있다. 하나금융 고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동아시아의 주요 국가인 중국·일본·대만 등이 공동으로 참여해 단일 인터넷뱅킹을 사용하는 온라인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때 ‘하나머니’ 같은 포인트가 일종의 공동 통화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호 KEB하나은행 미래금융사업부장은 “금융위원회의 적극적인 규제 완화로 공인인증서 없는 송금과 제휴 회사간 포인트 통합이 가능해져 하나멤버스를 해외로 수출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뿐 아니라 다른 금융 회사도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부터 모바일 플랫폼인 ‘써니뱅크 베트남’을 통해 베트남 현지에서 모바일 앱을 통한 자동차 대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올 하반기부터 KB캐피탈과 손잡고 라오스 자동차 할부 금융 시장에 진출한다. 우리은행도 계열사인 우리카드와 함께 올해 중 베트남에 진출해 신용카드업을 발판으로 한 할부금융·소액대출, 리스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금융회사가 이처럼 해외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는 이유는 저금리로 인해 국내 금융 시장에서 수익을 내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대금리차를 보여주는 국내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지난해 말 기준 1.58%까지 떨어졌다. 이에 비해 국내은행이 해외법인이나 사무소에서 벌어들이는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기준 5억7210만 달러로 은행권 전체 당기순이익의 20% 정도를 차지한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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