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귀국하자…검찰 “일본롯데 자료 제출하라” 압박

중앙일보

입력 2016.07.04 01:47

업데이트 2016.07.04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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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이 3일 귀국하면서 롯데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과 롯데 간의 공방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신 회장의 귀국은 지난달 7일 국제스키연맹 총회 참석차 멕시코 캉쿤으로 출국한 지 26일 만, 검찰이 롯데그룹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에 착수한 날로부터는 23일 만이다. 신 회장은 이날 일본에서 출발해 오후 2시40분쯤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검찰 수사와 관련해 그는 “심려 끼쳐 죄송하게 생각한다. 성실히 (수사에) 협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 회장 “성실히 수사 협조할 것”
신영자 비리혐의 대해선 “몰랐다”
천성관·차동민 등 변호인단 꾸려
신동주 측과 경영권 분쟁도 변수
검찰, 주총 앞둔 신 회장 출금 안해

신 회장은 또 누나인 신영자(74)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뒷돈 수수 문제를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사전에) 몰랐다”고 대답했다.

신 회장은 4일부터 정상 출근해 검찰 수사에 대비한 전략을 짤 계획이다. 롯데그룹의 변호인들도 신 회장 귀국 당일 긴급대책회의를 열었다고 한다. 신 회장의 변호는 천성관 전 검찰총장 후보자와 차동민 전 서울고검장을 주축으로 한 김앤장 변호사들이 담당하고 있다. 롯데 계열사들도 태평양·광장·세종 등 대형 로펌들이 나눠 맡고 있다.

검찰은 수사 초기부터 신 회장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검찰은 계열사 및 총수 일가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와 무리한 인수합병, 국내외 비자금 조성이 신 회장의 지시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신 회장은 2004년부터 롯데의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장을 지냈고 2011년 회장으로 취임했다. 검찰은 지난달 10일 롯데 수사를 시작하며 신 회장의 자택과 롯데 정책본부를 압수수색했다. 신 회장을 비롯한 총수 일가의 재산 관리인들을 우선적으로 줄줄이 소환 조사했다.

신 회장이 귀국함에 따라 롯데 측의 대응도 보다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검찰과 롯데 측은 증거 인멸 여부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검찰은 압수수색 전 롯데 측이 조직적인 증거 인멸을 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롯데 측은 검찰이 롯데케미칼의 수백억원대 비자금 조성 의혹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자 반박 자료까지 내며 맞섰다. 검찰이 일본 롯데물산에 대한 자료 제출을 요구하자 “일본 주주들이 반대한다”며 거절했다고 한다. 이를 두고 수사팀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주총에서 승리했기 때문에 검찰이 요구한 자료를 신 회장 측이 충분히 제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신 회장을 압박했다.

신 회장이 어떻게 대응할지는 수사의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 검찰 조사를 받게 될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 등 신 회장의 핵심 측근들의 진술 방향이 그의 지시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롯데 측이 수사에 정면으로 맞설지, 혐의를 인정하면서 수사의 조기 종결을 꾀할지는 신 회장의 판단에 달려 있다. 신 회장으로서는 지난달 30일 먼저 일본에서 귀국한 신동주 전 부회장도 견제 대상이다. 신 전 부회장은 검찰 특수통 출신 검사장급 인사를 변호사로 영입할 계획이라고 한다. 검찰 수사가 경영권 분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사전에 대비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신 회장을 출국금지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향후 경영권 방어를 위해 일본 주주총회 등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해 주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영자 이사장 4일 영장 청구 계획=검찰은 신 이사장이 롯데면세점과 롯데백화점 입점을 대가로 업체들로부터 35억원의 뒷돈을 챙긴 것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 이에 따라 4일 그에 대해 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다. 검찰에 따르면 신 이사장은 정운호(51)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와 K사 등 다른 화장품업체들, 초밥 체인점 1곳으로부터 수년 동안 뒷돈을 받아 온 것으로 조사됐다. 신격호(95) 총괄회장의 맏딸인 신 이사장이 롯데가(家)의 첫 사법 처리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구희령·이현택·서복현 기자 sphjtb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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