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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엄한 보안조치…군경 2천4백 명 동원|〃「정지」명령 불응할 땐 무조건 발포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미소 정상회담을 앞둔 제네바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삼엄한 보안조치. 1천4백 명의 경찰에 2천여 명의 정규군이 동원돼 마치 전시 동원체제 같은 느낌을 주고 있다. 회담 장 주위의 통로는 완전 차단됐으며 통행금지 구역을 침범한 사람들에게는 「정지」라는 단 한번의 경고를 듣지 않을 경우 발포하라는 명령이 하달됐다.
○…이번 회담은 「레이건」가의 행사라는 얘기도 들리고있다. 「레이건」 부부 외에 아들 「론·레이건」이 플레이보이 지의 특파원으로 등록해 17일 2명의 경호원을 대동하고 프레스센터에 등록했다.
○…각국에서 몰려든 기자들의 가장 큰 고통은 교통문제, 미소의 프레스 센터가 1km나 떨어져 있는 데다 택시를 잡을 수가 없어 모두 뜀박질을 하고 있다.
○…회담 두 주역의 숙소와 제네바 소련 대표부 건물로의 접근은 철저히 차단되어 있으며 숙소 상공 비행과 레만 호수 변으로의 근접 선박 운행도 금지되어 있다.
제네바 당국은 최악의 경우에도 대비, 누군가가 입원하게 될 경우를 위해 병원의 수술실마저 징발. 「레이건」 대통령과 소련 공산당 서기장 「고르바초프」의 의료기록이 이미 병원에 마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련 프레스 담당자들은 소련의 군축문제에 관한 질문에는 과잉 친절일 정도로 대답해주면서「고르바초프」의 일정은 스위스 당국에 알려줬으니 그쪽에 물어보라고 회피. 그러나 스위스 측은 그런 것은 소련이 할 일이라고 미뤄 보도진만 골탕을 먹고있다.
결국「고르바초프」부부의 일정에 관해선 풍문만 무성, 제네바의 한 신문은 「고르바초프」부인이 배우 「리처드·버튼」의 묘지가 있는 첼리니의 농가를 방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고르바초프」는 84년 런던 방문 때 「마르크스」무덤을 방문하지 않았던 것처럼 이번에도 「레닌」이 스위스 망명 때 기거하던 러시아 난민사무소를 방문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금 이 사무소는 소련이 공산화된 뒤 망명한 러시아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네바=주원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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