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업체들 「탈 섬유」몸부림|정밀화학·유전공학·컴퓨터 등 진출 서둘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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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최대 섬유시장인 미국에서 섬유류 수입규제를 강화하자 국내 주요 섬유업체들은 섬유에만 기대고 있을 수 없다고 판단, 탈 섬유계획을 서두르고있다.
사양산업으로 찍혀 가뜩이나 위축되어 있는 판에 수입규제까지 겹쳐 섬유 비중을 낮추고 정밀화학·유전공학·컴퓨터 등 다른 분야로 진로를 개척하고 있는 것이다.
제일 합섬의 경우 작년 말에 베이스 필름을 개발, 본격 생산에 들어간 데 이어 지난 5월에는 아그파 컬러필름에도 손을 대 비 섬유제품의 비중을 높이고 있다.
올 매출목표 2천3백억 원 중 약 7%인 1백60억 원 정도를 비 섬유제품으로 메울 방침인데 내년도에는 이 부문의 매출 비중을 1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체 매출액의 3%를 연구 개발비로 쓰고 있다.
(주) 코오롱도 83년부터 생산해오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에 이어 지난 4월에는 폴리에스터 필름 공장을 준공, 본격 생산에 들어갔으며 의료 기기 생산에도 손을 대기로 했다.
올 매출 목표 2천7백80억 원 중 약 7%인 1백95억 원을 비 섬유부문으로 채울 방침이며 내년에는 이 부문의 비중을 두 자리 숫자로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비 섬유 제품개발을 위한 연구 개발비는 전체 매출액의 2·5%에 이르고 있다.
선경합섬은 지난해부터 주력분야를 섬유에서 정밀화학과 유전공학으로 바꾸고 전 매출의 5%인 약 80억 원을 비 섬유부문의 연구개발비로 투자하고 있다.
올해는 매출 목표액 1천7백억 원 중 10%인 1백70억 원을, 내년에는 매출 목표 1천9백억 원 중 15%인 2백85억 원을 비 섬유상품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현재 폴리에스터 병과 폴리에스터 접착제를 생산하고 있는데 내년에는 탄소섬유까지 선보일 계획이다.
동양 나일론도 현재 14%인 비 섬유부문의 매출 비중을 내년에는 매출 목표 3천2백억 원 중 18%인 5백76억 원으로 올려 잡고 있다.
현재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외에도 컴퓨터 생산에 깊숙이 진출해 있는데 컴퓨터의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고려 합섬은 올 매출액 2천5백억 원 중 16%인 4백억 원을 비 섬유부문으로 메울 계획이며 90년대에는 6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한편 이 같은 경향과는 달리 충남 방·경방 등 면방업체들은 우선 수출선 다변화와 경비절감 등으로 어려움을 이겨낼 셈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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