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자동주행 사망자 운전 중 해리포터 시청”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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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6호 2 면

테슬라 모델S의 자동주행(Autopilot) 기능 이용 중 트럭과 충돌해 숨진 운전자가 사고 당시 영화 ‘해리포터’를 보고 있었다는 진술이 나왔다.


AP통신은 5월 7일 미국 플로리다주 월리스턴 고속도로에서 조슈아 브라운(40)의 테슬라 모델S 차량과 교통사고를 낸 트럭 운전자 프랭크 바레시(62)가 “(브라운이) TV 화면으로 ‘해리포터’를 틀고 있었고 그가 숨졌을 때도 영화가 재생되고 있었다”고 말했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플로리다 고속도로순찰대 관계자는 “사고 후 모델S 내에서 휴대용 DVD 플레이어를 발견했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테슬라는 지난달 30일 오토파일럿 도입 이후 1억3000만 마일(약 2억900만㎞)의 자동주행 중 브라운이 첫 사망자라고 공식 발표했다. 테슬라는 “비극적 손실”이라고 발표했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트윗으로 조의를 표했다. 2008년까지 11년간 해군 특공대에서 복무한 브라운은 기술컨설팅 회사 운영자로 혁신기술에 관심이 많은 테슬라의 열혈팬이었다. 올 4월 자동주행 기능으로 고속도로를 달리다 대형 트럭이 갑자기 끼어들자 자동으로 피하는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리기도 했다. 테슬라 측은 이번 사고가 모델S의 자동주행 센서가 햇빛이 내리쬐자 옆면이 하얀색으로 칠해진 컨테이너를 인식하지 못해 벌어진 것으로 추정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10월 운전자 조작 없이 일정 시간 차량이 도로를 주행할 수 있는 오토파일럿 기능을 발표했다. 테슬라 창업자인 머스크는 “오토파일럿 기능을 사용할 경우 사고율은 절반으로 줄어든다”고 밝혔다. 하지만 테슬라의 오토파일럿과 관련된 급발진이나 오작동 주장이 끊이지 않고 있다.


5월 11일에는 유타에서 주차된 모델S를 호출하자 대형 트럭을 들이받는 사고가 났으며 지난달 5일에는 캘리포니아에서 주차 중 급가속해 주차장 벽을 들이받기도 했다. 테슬라 측은 이에 대해 “자체 조사 결과 오토파일럿이 아니라 운전자의 실수”라고 발표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자동차의 자동화 레벨을 4단계로 구분한다. 1단계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을 이용한 부분적 자율주행이고 2단계는 여기에 핸들 조작까지 자동화하는 것이다. 3단계는 긴급 상황에서만 운전자가 조작하는 단계고 4단계는 목적지만 입력하면 자동차가 알아서 주행하는 단계다.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은 2단계와 3단계 사이로 구글 등이 개발하는 4단계 자율주행(Self-driving) 차량과는 차이가 있다. 사고가 나면 운전자의 책임이라는 의미다. 머스크는 오토파일럿이 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갖추는 데 2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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