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오락 비중 최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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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공영방송 KBS의 정체성에 아픈 지적이 제기됐다.

정연주 KBS사장은 지난 4월 취임 직후 "시청률 경쟁에 뒤지더라도 방송의 공익성을 강화해 방송 풍토를 바꾸는 데 앞장서겠다"고 공언했다.

KBS에 대한 공영성 논란을 잠재운 뒤 수신료 현실화 등 해묵은 과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이에 따라 공익성 강화를 위한 봄철 프로그램 개편이 단행됐다.

그러나 방송영상산업진흥원 뉴스워치팀은 지난 16일 "봄 개편 이후의 프로그램을 분석한 결과 KBS 2TV의 오락프로그램 편성 비중이 59.6%(낮 시간대 포함)로 지상파 3사 중 가장 높게 조사됐다"고 밝혔다.

방송진흥원은 결론에서 "공영방송의 한 채널로서 다른 방송보다 높은 수준의 오락프로그램 편성은 문제이며 개선이 필요하다"고도 주장했다. KBS 정사장의 구상과 발언에 찬물을 끼얹는 내용이다.

방송진흥원 조사에 따르면 오락프로그램 편성비율이 MBC와 SBS는 각각 48.1%와 51.6%였다. 그런데 타 방송사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반면 KBS 2TV는 오락 프로그램이 지난해 가을(55.1%)보다 더욱 많아졌다는 것이다.

이 자료가 배포되자 KBS는 즉각 방송진흥원의 연구 결과를 반박했다. KBS는 "단 일주일 방송분만을 대상으로 조사해 데이터상의 오류가 발생할 수 있으며, 더욱이 우리가 교양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는 프로그램들을 오락프로그램으로 구분하는 오류를 범했다"고 주장했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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