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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분뇨서 도시가스…소매곡리의 변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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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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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30일 오전 강원도 홍천군 북방면 소매곡리 친환경에너지타운을 방문해 가축분뇨 가스화시설과 태양광 발전시설 등을 둘러봤다. 이성오 강원도시가스 대표이사(오른쪽)가 박 대통령에게 태양광 발전시설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박 대통령 왼쪽은 최태원 SK 회장, 오른쪽은 윤성규 환경부 장관. [사진 김성룡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30일 강원도 홍천군 북방면 소매곡리에서 ‘명예주민증’을 받았다. 이곳은 70가구 139명이 사는 조그만 마을이다. 박 대통령은 “박 대통령을 명예주민으로 임명합니다”라는 문구를 읽다 웃음을 터뜨렸다. 모든 공직의 임명권자를 주민으로 임명한 이 마을의 지진수(41) 이장은 “구멍가게 하나 없던 마을에 커뮤니티센터가 생기고 동네에 꽃길도 생겼다. 마을은 연간 1억9000만원의 수익도 생겼다”고 말했다.

친환경에너지타운 1호 마을
하수처리장선 태양광 발전 부수입
박 대통령 “제2 새마을운동 모범”

이 마을은 원래 홍천 안에서도 소외된 지역이었다. 도시가스도 들어오지 않았고 상하수도 시설도 없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01년 하수처리장과 가축분뇨처리장이 들어섰다. 기피·혐오시설로 인해 땅값이 떨어지고 악취가 진동했다. 마을을 떠나는 주민도 생겼다. 하지만 이 마을은 2014년 5월 환경부에 의해 친환경에너지타운 1호로 선정되면서 변화가 일었다.

친환경에너지타운이란 기피·혐오시설 부지에 바이오가스·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시설을 넣어 주민이 이용하게끔 하고 주민 소득도 올리게 하는 사업이다. 분뇨처리장에서 나오는 바이오가스를 도시가스로 바꾸고, 분뇨 중 일부를 퇴비로 만드는 시설이 생겼다. 하수처리장엔 태양광 발전설비가 들어섰다. 여기에 든 비용 130억원 중 120억원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10억원은 민간기업이 부담했다.

지난해 말 공사가 완공되자 집집마다 도시가스가 들어오고 수돗물도 나오기 시작했다. 가구당 연간 연료비는 91만원 줄어들었고, 퇴비를 팔아 연간 9400만원, 태양광 에너지를 공급해 연간 9600만원의 수입이 생겼다. 그런 결과 마을 규모는 사업 전의 57가구 119명에서 지금의 70가구 139명으로 늘어났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지난해 이후 개발도상국 공무원, 지방자치단체 관계자 등 1300여 명이 마을을 다녀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주민 여러분의 창의적 발상과 적극적 참여·협조는 창조경제에 기반한 제2의 새마을운동의 모범을 보여줬다”며 “창조적 발상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든 모범적 사례”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새마을운동의 성공은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협조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창조경제도 국민 스스로의 창의·혁신 마인드를 바탕으로 시작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홍천 친환경에너지타운을 세계적인 친환경에너지타운으로 만들려고 한다”며 “이를 통해 일자리가 생기고 수익이 창출되면 마을도 활기가 넘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2017년까지 소매곡리 같은 친환경에너지타운을 전국에 2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글=성시윤·신용호 기자 sung.siyoon@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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