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상살인' 피의자 베트남인 2명 국내 압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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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인도양에서 항해중이던 ‘광현 803호’에서 한국인 선장과 기관장을 살해한 베트남인 2명이 30일 오후 한국으로 압송된다.

외교부 재외동포영사국은 “피의자들이 우리 해경호송팀에 의해 28일 세이셸 현지에서 뭄바이를 경유, 오늘 오후 2시10분에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경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일 오전2시쯤 인도양 세이셸 군도 인근 해상에서 조업중이던 부산 광동해운 소속 참치연승 원양어선 광현 803호에서 선장 양모(43)씨와 기관장 강모(42)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사건 직후 항해사 이모씨 등이 이들을 제압해 감금했고, 광현 803호는 사건 발생 나흘만인 24일 가까운 세이셸의 빅토리아항에 입항했다.

해경이 현지에 가서 사건 경위에 대한 조사를 벌였으나 피의자들의 국내 압송을 위한 외교 교섭에는 다소 시간이 걸렸다. 사건이 공해상에서 발생한 데다 피해자는 한국민이지만 피의자는 제3국 국적이라서 통상적인 범죄인 인도청구를 적용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단 게 외교부 설명이다.

이에 일단 광현 803호가 정박한 세이셸을 관할하는 주에티오피아 대사관은 영사를 세이셸 현지에 급파해 세이셸 당국으로부터 협조를 구하고, 피의자 압송을 위한 항공사와의 협의 등을 총괄했다. 세이셸과 인천 간에 직항 노선이 없는 것도 문제였다. 이에 주인도 대사관이 인도 치안당국과 교섭해 한국 해경 수사팀과 피의자들의 뭄바이 경유 관련 협조를 확보하고 공항 내에서 피의자들을 억류할 수 있도록 관련 업무 협의를 주선했다. 주뭄바이 총영사관은 뭄바이에서 인천까지 한국 국적기로 피의자를 호송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외교부는 “피의자 호송을 위해 국민안전처와 긴밀히 공조하고 있으며, 향후 피해자 시신 운구 등에 필요한 사항들을 외교채널을 통해 세이셸 당국과 지속적으로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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