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 골고루 먹는 게 좋다.| 성낙응 <이화여대 의대학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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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세상에는 모든 영양소를 완전히 갖춘 완전식품은 없다(단 젖먹이에 있어 일정기간 모유나 우유는 제외). 실제로 건강상태와 식품의 섭취 종류 수를 조사한 결과 섭취 식품수가 많을수록 건강상태가 좋다는 결론이 나왔다. 즉 하루 30∼35종류 이상의 식품을 섭취하고 있는 군에서는 건강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경우 식품 종류란 중복되는 것은 한 종류로 치고 가공조리식품은 그 내용 재료가 여러 종류라 해도 한가지로 취급하며 조미료 중 일부는 포함시키지 않는다. 아침에 김치, 점심에 김치, 저녁에도 김치를 먹을 경우 한 종류로 계산하고 라면을 먹었다 하면 한 종류를 먹은 것으로 친다. 조미료 중에서도 설탕·식초·된장·토마토 케첩 등은 한 가지식품 종류로 취급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가정에서 조리한 식품이 하루 몇 종류나 되는지 한번 계산해 볼 필요가 있다.
35종 이상이면 이상적이라 할 수 있으며 그 35종 중에 우유·유제품, 그리고 하루에 한 개의 계란은 반드시 포함시키도록 하는 것이 좋다. 또 야채, 즉 시금치·쑥갓 등 녹색이 짙은 야채와 당근·호박 같은 녹황색 야채를 하루 1백g 정도는 꼭 포함시키는 것이 좋다.
이때 3색 식품이란 말을 흔히 사용하는데 녹색식품은 비타민·광물질을 공급하는 것으로 야채·과실·해조류·버섯 등을 말하며, 황색식품은 에너지 공급 식품으로 곡류·감자류·기름·설탕 등이다.
또 적색식품은 단백질 공급 식품으로 육류·계란류·어패류·우유 및 유제품·대두 및 그 제품을 말한다. 이 3색은 교통 신호에서 녹·적색선호는 길고 황색 신호는 짧은 것과 같이 녹·적색식품은 듬뿍 들고 황색식품은 약간 조심해 섭취하면 균형 있는 식생활이 된다.
예컨대 아침에 토스트·버터·코피만 먹으면 모두가 황색식품이므로 우유·계란·토마토 주스 등을 보충해서 녹·적색과 균형을 맞춰준다. 요즘 계란 섭취에 대하여 지나치게 신경을 쓰는 가정이 있는데 이 문제에 대하여는 다시 말하기로 한다.
한편 점심도 생선초밥만 먹는다면 황·적색식품만 먹은 것이 되고 밥이 생선보다 많다보면 역시 황색식품에 치우친 결과가 된다. 생체 내에서 모든 영양소는 서로가 관련성 있게 대사되므로 그중 어느 한 종류에 이상이 생기면 모든 영양소 대사에 이상이 생긴다.
특히 우리의 식생활은 하루 세끼, 1년 3백65일 너무 같은 식품의 나열인 경우가 많다. 각종 식품을 잘 배합하여 골고루 먹도록 노력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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