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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무역마찰 다원·입체외교로 해소|부임앞서 귀국한 김환원 주미대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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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신임 김환원 주미대사는 한미 무역마찰과 관련, 『이 문제의 핵심은 경제적 본질에서 찾아야한다』고 강조하고 다각·입체적인 대미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지 부임에 앞서 일시 귀국한 김대사는 일방적 관계에 있었던 한미관계가 이제는 주고 받는 대등한 관계로 발전되었다고 지적, 『이는 책임도 대등해지고 처리해야 할 일도 다양해지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무역마찰은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합니까.
『아시다시피 한국은 미국의 7번째 큰 무역상대국입니다. 이 문제는 우리의 경제성장과 발전의 결과로서 예상할 수 있는 문제라고 봅니다. 우선 한미간의 교역이 양국에 모두 이익이 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흔히 국제분쟁을 한쪽의 이익은 상대쪽의 손해가 된다는「제로섬」게임과 그렇지 않은 「비제로섬」게임으로 나눈다면 한미무역마찰은 협조적 성격을 가진 「비제로섬」게임의 틀에서 해결돼야 합니다. 양국이 이성적으로 이 문제를 처리해 나가면 모두가 이득을 보는 해결방식이 나올 것으로 확신합니다.
김대사는 그러면서 미국은 매우 다원적 구조를 갖고 있어 대미 접근도 구성요소 한부분에 국한해서는 안되고 행정부·의회·언론계·학계 등 모든 구성요소들에 대해 다원외교를 펴야한다고 강조한다.『개인적인 힘으론 부족하고 행정부·민간단체·언론계·학계·경제계 등에 대해 입체적이고 꾸준한 접근노력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의 한미관계 평가와 앞으로의 발전방향에 대해 전망해 주십시오.
『유엔대사로 있을때 세계 각국의 쌍방관계를 관찰해 보았읍니다. 한미관계만큼 성공적인 관계가 있을까하는 강한 인상을 받았지요. 그렇지만 한국의 성장과 양국관계의 폭과 깊이가 심화됨에 따라 실무면에서 처리해야 할 문제들이 다양해지고 따라서 협상기술도 세련돼야 합니다. 김대사는 국제정치에 있어「리얼리즘의 한계」를 지적하고 쌍방 국민간의 이념적 동질감·친근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국제관계에 있어 물론 국가이익이 중요하고 국제정치에는 감정과 감상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긴 흐름에서 볼 때 두 나라 국민간의 이해와 우정, 이념적 동질감이 깔리지 않고서는, 즉 단기적 국가이익을 위한 전술적 접근은 항상 불안합니다』
-한국의 정치상황에 대한 미국측의 인식은 어떻습니까.
『미국에 있는 동안 민주당·언론계인사들과 만나보면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미국의 대외정책에있어서 대소·대남미문제 등에 있어서는 활발한 토론이 있지만 대한정책에 있어서는 초당적 지지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70년대 후반기의 민주당집권시 대한관계에 있어 의견이 엇갈렸으나 지금은 초당적 지지가 있습니다.
-5공화국 집권 후반기의 한미관계는 어떻게 보십니까.
『기존 한미관계는 변함이 없을 겁니다. 양국이 상호협조적 관계에 있고 이익이 일치하고 있어 돈독한 협조관계가 계속될 것으로 봅니다. 남북한 직접대화를 통한 평화정착을 한다는 우리의 정책기조도 전적으로 지지하고 있읍니다.』<박보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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