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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낙태규제법 '위헌'…연방 대법원

미주중앙

입력

텍사스주의 낙태 규제 법안이 위헌 판결을 받았다.

CNN방송은 27일 연방 대법원이 이날 낙태 시설을 엄격히 규제하는 내용의 텍사스주 낙태 규제법에 대해 대법관 5 대 3의 결정으로 위헌 판결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텍사스주는 2013년 임신 20주 이후 태아의 낙태를 금지하고 낙태 시술도 반드시 수술실과 충분한 의료 인력을 갖춘 외과병원에서만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낙태금지법을 제정했다. 대부분의 낙태 클리닉들이 외부 의사를 고용해 시술해 왔기 때문에 기준 미달로 강제 폐쇄될 수밖에 없었다.

이때문에 미국에서 알래스카주 다음으로 면적이 넓고 캘리포니아주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텍사스주는 낙태 시술을 할 수 있는 병원이 13개에 불과한 '낙태 불모지'가 됐고 텍사스주 임신 여성들은 낙태 시술을 받기 위해 인근 주를 방문하거나 자가 낙태를 시도하는 여성들이 크게 늘었다.

이번 판결은 미국에서 낙태를 합법화한 1973년 '로 대 웨이드' 판결 이후 낙태와 관련한 가장 중요한 재판으로 초미의 관심을 모았는데 위헌 결정이 내려지면서 비슷한 내용의 낙태 규제 법안을 추진 중인 다른 주들에도 제동이 걸리게 됐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이번 판결에 대해 "여성의 건강과 안전, 무고한 생명을 지키려는 주 입법권을 약화시킨 것"이라고 비판했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힐리러 클린턴, 낙태권 지지자들은 크게 환호했다.

보수파를 대변해온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이 지난 2월 갑작스레 숨진 이후 이번 판결의 캐스팅 보트는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이 쥐고 있었다. 여성인 루스 베이더 긴스버그, 소니아 소토마요르, 엘리나 케이건과 스티븐 브레이어 대법관은 이미 위헌 입장이었고 존 로버츠 대법원장과 클래런스 토머스, 새뮤얼 엘리토 대법관은 낙태 법안 지지 입장이었는데 보수 성향 케네디 대법관이 진보 진영 편을 들면서 하급심 판결을 뒤집을 수있었다.

케네디 대법관은 지난 23일 소수인종 우대 판결에서도 그동안의 반대 입장을 뒤집고 찬성 쪽에 서면서 합헌 결정이 나올 수 있도록 했다.

신복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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