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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을 두 쪽 나게 만든 캐머런, 어떤 결과 나와도 정치적 타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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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가 23일 치러지면서 2013년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공약으로 내세웠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탈퇴 땐 사임 수순, 잔류해도 레임덕
존슨 전 런던시장, 차기 총리감 부상

당시 캐머런 총리는 보수당 내 EU 회의론자들을 달래고 당 분열을 막기 위해 “2015년 총선에서 내가 재선되면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다. 보수당은 그해 총선에서 승리했지만 공약인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보수당은 물론 영국 전체에 더 큰 분열과 갈등을 일으켰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칼럼니스트 마틴 울프는 “당내 갈등 봉합을 국가의 미래보다 우선시한 캐머런 총리의 판단 때문에 영국이 큰 타격을 받게 됐다” 고 비판했다.

영국이 EU에 남든 떠나든 캐머런 총리는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만약 브렉시트가 실현되면 총리직 사임은 거의 정해진 수순이다. 캐머런 총리는 “공약을 이행했을 뿐 사임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패배한 캐머런 총리에겐 의회의 불신임 투표를 막아낼 힘이 없을 것(일간 인디펜던트)으로 보인다. 브렉시트가 무산된다고 해도 보수당 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EU 회의론자들의 반발로 인해 레임덕이 불가피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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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로 떠오른 정치인들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은 EU 탈퇴 운동을 주도하는 과정에서 특유의 카리스마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텔레그래프지는 지난 9일 영국 ITV 브렉시트 찬반 토론을 보도하며 “토론에 참석한 존슨은 자신이 차기 총리감임을 보여줬다”고 평했다. 21일 BBC 찬반 토론에서 존슨에게 맞서 거침없는 언변을 자랑한 7년 차 정치인 루스 데이비슨 스코틀랜드 보수당 대표는 영국 언론으로부터 “이날 토론의 승자는 데이비슨”이란 평가를 받으며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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