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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이익 낸 조환익 사장 “고효율 송전 기술이 한전의 미래 먹거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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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기술을 수출하면 상대국 입장에서는 발전소 몇 개를 짓는 효과가 있어 시장 진출에 유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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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 집무실에서 조환익 한전 사장이 전기를 띠는 물체가 다가오면 빛의 형태가 변하는 플라즈마 램프를 들고 있다. [사진 오상민 기자]

조환익(66)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는 송전 기술 수출을 에너지신산업의 미래 먹거리로 제시했다. 조 사장은 “웬만한 개발도상국의 송전 손실률이 20%를 넘는 반면 한국은 3.6%에 불과하다”며 “가능성 있는 에너지 기술을 먼저 공략해 녹색 대전(大戰)의 주인공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발전소 몇 개 효과 있어 수출 유리
태양광·풍력 활용 신재생 에너지
규제 풀어 한전 진출 길 열어줘야

조 사장은 한전이 미국 경제주간지 포브스가 발표하는 세계 100대 기업에 진입한 것을 계기로 본지와 15일 인터뷰를 했다. 한전은 포브스 글로벌 순위로 2014년 524위에서 2년 만에 97위로 뛰어 올랐다. 세계 전력 분야 순위로는 1위다. 아시아 전력 회사로는 사상 최초 기록이다. 조 사장은 “내부 비용 절감에다 지분 매각 등 자구 노력으로 지난해 10조2000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당기 순이익 기록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전년대비 9조원이 증가한 한전의 순이익은 2조원 규모의 전력신산업 펀드 조성에도 활용된다. 펀드는 전기차와 친환경 에너지타운,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활용한 에너지 자립 도시 등을 조성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조 사장은 “한국이 에너지 신산업 시장을 선점하려면 발전 사업을 제한하는 규제부터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1년 한전은 발전 사업 부분을 6개 자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분리했다. 하지만 태양광이나 풍력을 활용한 신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에 한해서는 한전이 국내에서 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게 조 사장의 주장이다.

한전이 이끄는 에너지 신산업

● 두바이에 신재생에너지 결합된 스마트 시티 구축

● 캐나다 전력회사와 북미에 에너지 독립 도시 구축

● 세계 최대 4000억 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 구축

● 울릉도 에너지 자립섬 사업으로 해외 수출 모델 확보

● 300만 달러 규모 에콰도르 전기자동차(EV) 충전 인프라 구축 사업 개발

현재 한전은 일본 홋카이도 치토세 국제공항 인근과 요르단 푸제이즈 풍력발전 등 해외에서만 신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을 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사장을 지냈던 조 사장은 “해외 수출 확대를 위해서는 국내에 에너지 신산업이 적용된 우수 사례가 나와야 외국 바이어에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태양광 생산 단가는 1970년대와 비교하면 150분의 1로 줄었다”며 “가격 문제가 조만간 해결되면 태양광으로 생산한 전기도 한전의 사업 영역에 포함시켜 안정적으로 유통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 사장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되던 2008년 수출 최전선을 담당하는 KOTRA를 맡았다. 월별 수출액이 전년 대비 30%까지 떨어지던 시기다.

그는 “어려울수록 해외로 더 나가야 한다”며 외국 바이어를 초청해 바이코리아(Buy Korea) 행사를 열었다. 조 사장은 “지금도 해외에 낙후된 발전소를 보수해 효율을 높이는 사업 등 전력 산업과 연결된 해외 서비스 시장이 무궁무진하다”며 “수출이 어렵다고 내수에 의존하지 말고 해외에 나가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세한 내용은 23일 발행된 포브스코리아 7월호 참조)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은

▶1950년 서울 출생 ▶73년 서울대 정치학과 졸업 ▶81년 뉴욕대 경영대학원 석사 ▶99년 산 자 부 무역투자실장 ▶2001년 한국산업기술재단 사무총장 ▶2004년 산업자원부 차관 ▶2007년 한국수출보험공사 사장 ▶2008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사장 ▶2012년 한국전력공사 사장

세종=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사진=오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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