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티시 오픈 17일 개막 "러프가 아니라 정글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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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한국시간) 잉글랜드 샌드위치의 로열 세인트 조지스 골프장(파71.6천4백67m)에서 개막하는 브리티시 오픈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개막 전날인 16일 연습라운드를 한 뒤 "코스가 너무 까다롭다"며 혀를 내둘렀다.

유력한 우승후보인 타이거 우즈(미국)는 "코스가 너무 황량해 공을 치는 데 몰두하다 보면 방향을 잃어버리기 십상이다. 어디로 걸어가야 할지 종잡기 어렵다"고 조크삼아 말했다. 1983년 우승자인 샌디 라일(영국)은 "페어웨이에서 20~30야드만 벗어나게 되면 (러프가 아니라) 정글을 만나게 된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개막 당일에는 비가 올 확률이 60%에 이르며 시속 20㎞의 바람도 불 것으로 예보됐다. 이에 따라 강풍 탓에 정상급 선수들이 줄줄이 80대 타수를 기록했던 지난해 3라운드의 악몽이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고온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코스가 바짝 말라붙어 웃지 못할 해프닝도 속출하고 있다. 스티프 플레시(미국)는 티(tee)를 땅바닥에 꽂기 위해 한참을 고생했고, 우즈는 티샷을 할 때마다 티가 부러져 18개 홀에서 18개의 티를 사용했다. 플레시는 "누군가 이곳에서 티 장사를 한다면 큰 돈을 벌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한편 16일 대회본부가 발표한 조 편성 결과에 따르면 브리티시 오픈에 네번째 출전하는 최경주(33.슈페리어)는 1라운드에서 마크 캘커베키아(미국).프레드릭 야콥슨(29.스웨덴)과 동행하게 됐다. 최경주는 지금까지의 세차례 출전에서 두번(98년.2002년)은 예선탈락했고, 한번(99년)은 공동 49위를 했다.

우즈는 올시즌 부진의 늪에 빠져 있는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무명의 루크 도널드(영국)와 함께 1,2라운드 경기를 벌인다.

또 지난해 플레이오프 끝에 우승했던 어니 엘스(남아공)는 데이비드 톰스(미국).시게키 마루야마(일본)와, 피지의 흑진주 비제이 싱(피지)은 존 댈리.리치 빔(이상 미국)과 같은 조에 편성됐다.

대회에 처녀 출전하는 허석호(30.이동수패션)는 스튜어트 싱크(미국).피터 로나드(호주)와 함께 1라운드에 나선다.

한편 대회본부 측은 전날 한 갤러리가 삼엄한 경비를 뚫고 우즈에게 다가가 그를 거세게 떼민 사건이 발생한 것과 관련,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경비 인원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SBS골프채널이 1~4라운드를 오후 10시30분부터 생중계한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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