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NG] “전래동화 생생하게 번역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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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혜란·임소희

팝콘을 판매해 캄보디아의 희망 교실 지원을 위한 기부금 마련 행사를 연 유일여고

팝콘을 판매해 캄보디아의 희망 교실 지원을 위한 기부금 마련 행사를 연 유일여고 '늘예솔' 동아리원. [사진=ADRF 페이스북]

무더운 체육대회에 웬 팝콘? 지난 5월 진행된 유일여고 체육대회에서는 팝콘 봉지를 들고 다니는 학생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자율봉사동아리 ‘늘예솔’에서 캄보디아의 희망 교실 지원을 위한 기부금 마련 행사에서 판매한 것이었다.

‘늘예솔’은 봉사를 좋아하고, 하고 싶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만든 자율 동아리이다. 기장인 2학년 이원영 학생을 비롯, 총 15명으로 구성됐다. 주요 활동은 동화책을 번역해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보내주는 것. 동화책을 어떻게 번역해서 어떤 경로로 보낸다는 것일까? 동아리 기장 이원영 학생과 부원 신지혜·이다빈 학생을 만나 인터뷰했다.


-'늘예솔'은 어떤 활동을 하는 동아리인가요.
"아프리카아시아난민교육후원회(ADRF)에서 하는 교육 후원 활동 중 동화책 번역을 주로 해요. 매주 만나 조별로 두 달에 한 권씩 번역을 하고, 번역을 마친 책은 네 달에 한 번 ADRF에 보내면 거기에서 동화책이 필요한 국가로 보냅니다. 매달 4만원씩 정기 후원도 하고 있고, 학기마다 한 번씩 캠페인 활동을 벌여 수익금을 기부하죠."


-오늘 판매한 팝콘 수익금은 어떤 경로로 기부되는 건가요.
"ADRF에서 희망드림을 담당하는 간사님을 통해 기부해요. ADRF로 모인 기부금은 특정 지역에만 보내는 게 아니라, 다양한 도움이 필요한 곳에 쓰인다고 해요."

-그럼 정기 후원하는 것도 같은 방식으로 사용되나요.
"그건 한 아동과 결연을 맺어 매달 후원하는 형식이에요."

다함께 모여 동화책 번역 활동을 하는 '늘예솔'의 구성원들.

-동화책 번역은 어떤 과정으로 진행되나요.
"3인 1조로 조를 구성해, 한 조당 1~2권 정도의 책을 영어로 번역해요. 동아리 내 감수를 담당자가 감수를 하고 최종 번역본을 ADRF 카페에 올린 다음, 문단별로 출력해 페이지별로 쪼개는 라벨링 작업을 해요. 라벨링 작업까지 다 마친 책은 모아서 사진을 찍고 카페 내 활동 게시판에 올리죠."

-동화책 번역 활동을 하며 인상 깊었던 점이 있다면.
"처음에는 동아리에서도 ‘동화책이 어디로 보내진다, 기부금이 어디로 보내진다’ 정도의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정기 후원을 통해 후원하는 아이가 생기고, 그 아이에 대한 카드를 받고 나니 부원들의 태도가 달라지더라고요. 그게 가장 인상 깊었어요. 활동이 더 구체화되니까 후원에 대한 의미가 더 확고해진 것 같아요."

-동아리에 가입한 이유는 뭔가요.
"평소에 봉사활동에 관심이 많았는데, 동화책을 번역하는 활동이 새롭기도 했고, 나의 재능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점이 좋았어요. 또 책을 구하기 어려운 아이들에게 한국의 정서를 알려주고 싶었고, 재미있는 동화책을 읽을 수 있도록 돕고 싶었어요. 동화책 번역 작업을 통해 영어 실력도 향상될 것 같았고요. 이런 게 바로 일석이조 아닌가요? 하하." (이다빈 학생)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할 계획인가요.
"영어 공부를 더 열심히 해 보다 정확한 번역을 하고 싶어요. 특히 전래동화는 번역할 때 어떻게 해야 할 지 막히는 부분이 종종 있는데, 노력해서 아이들이 원래의 내용을 생생하게 읽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신지혜 학생)


ADRF(Africa Asia Development Relief Foundation·아프리카아시아난민교육후원회)는 아프리카와 아시아 아이들에게 교육을 통해 꿈과 희망을 전해주려는 비영리 민간단체다. 동화책 번역 사업인 희망드림 외에도 희망교실 운영 지원과 교육환경개선 등 아이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돕는 활동을 하고 있다.

우리에겐 당연한 권리로 받아들여지는 교육을 경제적·환경적 제약 등으로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 꼭 경제적 측면의 지원이 아니어도 좋다. 늘예솔 학생들처럼 동화책 번역 형식의 재능기부 또한 아이들에겐 큰 희망이 될 것이다.

글=안혜란·임소희, 사진=임소희(유일여고 2) TONG 청소년기자, 청소년사회문제연구소 유일여고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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