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교육·사회교육 붐 타고|여성교양강좌 활기|인기 주제·인기 강사를 알아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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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혼기를 놓치지 않고 시집가는 일, 남편이 부정·부패라도해서 다이어반지·진주목걸이를 사다주기 바라는일, 아이들을 비밀과외라도 시켜 어거지로 좋은대학에 집어넣는 일-그리고 늙는길 가시로 막고 오는 백발 막대로 치려고 최우의 발악아닌 발악을 하며 헬드클럽, 보약과 영양식, 심지어는 성형수술로 젊음을 되찾아 보려는 허무한노력-이런일로 세월을 허송하는 한심한 여인들이 너무 많다는 사실…』.
2천여 청중으로부터 박수가 터진다. 지난달 24일 류관순기념관에서 열렸던 제22회 전국여성대회. 건장한체격, 구수한 달변과 독설의연사는 김동길교수(연세대·서양사). 무슨주제를 얘기해도 그의 강연에는 항상 청중이 붐빈다.
최근 수년간 평생교육 또는 사회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가정주부및 일반 여성들을 위한 교양과 취미강좌등이 많이 늘었다.
서울시의 여성교양대학, 주부교실중앙회의 주부대학, 아카데미하우스의 주부아카데미, 제일제당의 주부백설대학, 대우전자의 대우 어머니교실, 가정법률상담소의 어머니학교등.
여성단체·사회단체·기업등이 주최하는 이러한 강좌의주제는 대부분이 가정주부들의 주된 관심사인 자녀교육·부부관계·자기계발·건강및 식생활·인생론등에 관한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자녀교육도 심리·생활지도·성교육등으로 세분화하여 구체적인 지식을원하는 경향이고 시사문제·생활과 직결된 법률·경제에 관한 관심도 크게 높아져 이에 관한 강좌요구가 많다고 주부 백설대학 프로그램담당자인 이춘산대리는 얘기한다.
여성의 교양강좌가 많이 늘면서 자연히 주제에 따른 인기강사들의 면모가 부상되고있다. 각단체의 여성강좌 담당자들이 뽑는 자녀교육강좌의 인기강사는 단연 김재은교수(이화여대·교육심리).
자녀교육에 관한 문제를 폭넓게 커버할뿐아니라 성실한 강의준비를 바탕으로 생활현장의 적절한 실례를 들어가며 쉽고 친절하게 강의하는 까닭에 지루하지 않다는것이다. 박성수(서울대)·이성진(서울대)교수의 자녀교육강좌도 인기.
부부사이의 문제, 중년부인이 겪는 정신적인 갈등을 정신건강과 관련된 강좌의 강사로는 정신신경과 전문의인 이시형(고려병원)·이근후(이대교수)·정동철씨등이 있다.
이시형씨는 특히 신문·방송·강연을 통해 종횡무진 활약하는데 최근에는 병원일이 많아져 강연요청을 사절중. 이근후교수 역시 학교와 병원일로 강연요청을 평소에는1주 1회정도로 제한하고 방학중에는 늘리고 있다고 한다.
인생문제에 관한 김형석씨(연세대 명예교수)의 강연은 종교적인 깊이가 있고 특유의 잔잔하면서도 날카로운 비판과 지적으로 꾸준한 인기가 있다.
그밖에도 최근에는 여성학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손덕수교수(중앙대강사·여성학)의 강연이 늘었다. 작가 박완서·김남조·윤남경씨는 여성의 자기계발이나 문학과 관련된 강연요청을 많이 받고있다.
건강과 관련해 유태종(고려대·식품학)·허정(서울대·보건학)교수, 시사경제문제로는 김성두씨(조선일보논설위원), 이태건교수(인하대·정치학)등. 사랑받는 아내모임회장 조동춘씨는 아직도 월평균 50회의 강연회를 갖는다.
인기연사들은 대부분 대학교수로 성실한 강의준비와함께 유머와 위트가 풍부하면서 구체적인 생활현장에서의 실례를 들어가며 구수하게 또는 자상하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인물들이다.
강연료는 주최측에따라, 또 강사에따라 차이가 나는데 여성단체의 경우 시간당 3만원부터 5만원선. 유수한 기업의 경우 10만원을 웃도는 경우도 있다. <박금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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