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족 한복은 내 손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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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한복만들기 강좌가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60년대까지만 해도 평상복으로 활용도가 높았던 한복은 70년대이후 차차 쇠퇴,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었었다. 그러던것이 82년 서울에서 개최된 미스유니버스대회를 계기로 다시금 부상하기 시작, 명절복·파티예복으로 그 지위를 굳혀 가는 한편 개량한복을 통한 일상화도 차차 뿌리를 내려가고 있다. 현재 한복 강좌를 개설하고 있는곳은 서울시 부녀복지관과 아현직업학교·선미한복학원등 사설학원 5∼6개소와 개인단위의 연구소 7∼8군데등 15개소 정도로 관계자들은 추산하고 있다(서울의 경우).
이들 강좌에 수강생이 몰려든것은 최근2년. 일례로 83년 한복강좌를 신설한 한일복장학원의 경우 현재 수강생이 4백80명으로 당초보다 2.6배나 늘었으며, 79년부터 강좌를 시작한 서울시 부녀복지관은 금년 들어 40명 정원의 야간반을 1개반 증설하는 한편 합숙훈련과정에 한복반을 개설하기도 했다.
이들 강좌의 교육기간은 대개 2∼3개월. 직업훈련기관은 4개월∼1년으로 좀 긴 편이다.
강의내용은 치마·저고리·바지·조끼·마고자등 평상복과 파티예복·두루마기·깨끼등으로 짜여져 있는데 당의·복건·대례복등 특수복까지 지도하는 곳도 있다.
한달 수강료는 사설학원의 경우 4만원내의(2개월 완성의 속성반은 월7만2천원선). 서울시부녀복지관은 월3천원한다.
수강생들은 단연 30∼40대주부가 주류. 그러나 최근에는 한복 짓기도 하나의 기술로 받아들여져 10∼20대의 젊은 여성들도 많이 찾아온다고 박오표씨(선미한복학원장)는 말한다.
한복강좌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대체로 두가지. 자기옷은 물론 가족이나 친지의 한복을 손수 지어보고 싶다는것과 자본이 적게 들고 집안에서 할수 있는 편리한 부업이라는 이유에서다.
김문기씨(33·서울 구로구시흥4동)는 『우리 고유의상인 한복 정도는 제손으로 지어줄수 있는 아내요, 엄마라야 한다고 생각해서 시작했다』면서 『시중 옷과는 달리 특이하게 해줄 수 있어 정말 좋다』고 했다.
『많은 자본없이 내 기술만으로 부업이 가능할뿐 아니라 86, 88을 앞두고 한복을 많이 입을 것으로 예상돼 배우고 있다』는 김경자씨(40·서울관악구신림8동)는 『제도공식만을 익히고 나면 별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한복강의를 맡고 있는 정형숙씨는 『견습생일 경우 월10만∼15만원을 받지만 1개월 정도만 지나면 기술자로서 월30만원 수입은 올릴수 있다』고 말하고 『우리것을 찾자는 사회적 분위기와 국력신장에 따른 우리옷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한복의 수요는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홍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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