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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수사 ‘7대 플랜트 프로젝트’ 정조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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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이 대우조선해양이 2010년부터 추진한 ‘7대 플랜트 프로젝트’에 수사 초점을 맞추고 있다.

7년 누적 손실액만 2조8000억
500건 분식회계 여부 전수조사
179억 빼돌린 전 차장은 검찰 송치

7대 프로젝트는 남상태(66)·고재호(61) 전 사장 재임 기간 중 경영 부실의 뇌관으로 지목됐던 사업들이다. ▶인펙스(INPEX) ▶올시즈(All seas) ▶클로브(CLOV) ▶송가1(Songa1) ▶송가2(Songa2) ▶히레마(Heerema) ▶빅풋(Big Foot) 등 주로 바다에 매장된 천연자원들을 시추·생산하는 플랜트 건조 사업이다.

16일 특별수사단에 따르면 지난해 대우조선은 7대 프로젝트에서 1조437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010년부터 올해 3월까지 이 프로젝트들에서 발생한 누적 손실액(2조8036억원)의 절반에 달한다.

김경률(회계사) 참여연대 부집행위원장은 “미발생 매출을 먼저 회계장부에 반영해 손실을 감췄다가 막판에 한꺼번에 털어내는 방식”이라며 “이러한 프로젝트에서 분식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특히 인펙스 프로젝트에서 대우조선이 입은 손실은 지난해에만 9743억원에 이른다.

2012년 3월 일본계 호주 업체 인펙스 등과 2조3800억원 규모로 맺은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건조 프로젝트다. 잦은 설계 변경 등으로 인도 시점이 계속 미뤄지자 인펙스 측은 지난 5월 대우조선에 “공사 현장의 비효율이 심각해 우려된다”는 의견을 전달키도 했다.

감사원은 지난 15일 “대우조선의 40개 해양플랜트 사업에서 1조5000억원대 규모의 분식회계를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특별수사단 관계자는 16일 “감사원의 감사 결과도 참고하지만 분식의 전모가 드러났다고 보진 않는다”며 “분식의 규모·기간·책임자 등 회계 부정의 모든 분야를 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수사단은 대우조선해양의 플랜트·선박 건조 프로젝트 500여 건에 대한 분식회계 여부를 전수조사 중이다.

임모 전 차장, 연평균 카드 사용액 2억원

한편 경남 거제경찰서는 이날 회삿돈 179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배임)로 구속된 임모(46) 전 대우조선 차장을 검찰에 넘겼다. 임씨는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기술자 숙소 등의 임대차 계약서를 허위작성해 10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다. 문구업체 대표 백모(34·구속)씨와 짜고 허위거래명세서를 작성해 사무용품을 산 것처럼 조작해 169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임씨는 빼돌린 돈을 명품시계 구매(24개·7억여원), 상가건물 구입(100억여 원) 등에 사용했다. 임씨는 2008년부터 최근까지 한 해 평균 2억원(총 18억원)이 넘는 금액의 카드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임씨의 카드 사용 내역에 대해서는 수사하지 않은 채 검찰에 넘겼다.

거제=위성욱 기자, 장혁진·서준석 기자 analo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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