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랜도의 영웅, 결단력과 한마디가 60~70명 살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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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 출신의 인도계 청년 임란 유수프(24)

결단력과 용기 있는 한마디가 60~70명을 살렸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총기 난사 테러에서 해병 출신의 인도계 청년 임란 유수프(24)가 어떻게 수 십 명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는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수프는 한 달 전 총기 테러가 발생한 올랜도 나이트클럽 ‘펄스’에 경비원으로 취직했다. 2011년 아프가니스탄에서 해병 복무를 했고 그 뒤엔 전기 기술자 일을 했다. 군 복무 경험을 살려 경비원이란 새 직업을 택하고 한달 만에 이번 테러가 발생한 셈이었다. WP는 “영웅이 별 다른 게 없다. 순간의 결단력과 용기 있는 행동이 상황을 180도 바꿀 수 있다”고 테러 당시 유수프의 대처를 높게 평가했다.

유수프는 “테러 용의자 오마르 마틴(29)이 쉼 없이 총기를 난사하는 상황에서 모두가 꼼짝할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어디로 도망가야 할지 우왕좌왕하는데다 공포에 질려 있었다는 것이다. 마틴은 댄스 홀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을 향해 총을 난사하고 있었다.

순간 유수프는 클럽 뒤쪽에 문이 있다는 걸 생각해냈다. 이어 뒤쪽을 향해 “문을 열라”고 소리쳤다. 문 주변엔 60~70명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하지만 누구도 문을 열 엄두를 내지 못했다. 결국 유수프가 점프해 문을 열었고, 수 십 명이 문 밖으로 뛰쳐나갔다.

WP는 “모두 겁에 질린 상황에서 유수프가 없었다면 모두 마틴의 총에 목숨을 잃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수프는 WP에 “많은 분들이 ‘전직 해병이 영웅다운 행동을 했다’고 하는데 당시 난 본능적으로 움직였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 많은 목숨을 구하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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