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고 재학생학부모, 학교 밖에 수업공간 요구

중앙일보

입력

기사 이미지

입학식을 마친 단원고 학생들이 선배들이 사용했던 존치교실(4·16 기억교실)을 지나가고 있다. 학교에는 명예 3-3반 같은 존치교실이 10개 있다. 김현동 기자

경기 안산 단원고 재학생 학부모들이 세월호 희생 학생들이 사용했던 존치교실(4·16기억교실) 이전이 아닌 별도의 수업공간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존치교실이 올해 안에 이전될 가능성이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단원고 재학생 학부모 대표 A씨는 1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유족들이 학교에 제시한 존치교실 이전에 대한 새로운 요구안은 사실상 교실을 빼지 않겠다는 의미여서 우리가 존치교실을 포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이 사용한 책상과 의자, 교실 칠판, 게시판 등은 물론 창문틀에 석고보드까지 뜯어 달라니 이게 말이 되느냐”며“새 요구안대로 하면 이전비용이 당초 2000만원에서 수십 억원으로 늘어나고, 사실상 올해 안에 교실 완공이 불가능해 진다”고 주장했다.

416가족협의회는 지난 9일 안산교육지원청과 단원고에 “교실과 복도 천정의 석고보드, 복도 창문과 창문틀, 복도에 있는 소화전 등을 추모관이 건립되는 2~3년 동안 특수방수처리해 보관 후 추모관이 생기면 옮기는 방안을 제시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가족협의회는 지난달 24일 "안산교육지원청에 이전공간이 마련되면 2~3일 동안 물품을 정리하고 이틀에 걸쳐 이전을 완료하겠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이에 재학생 부모들은 지난 14일 긴급총회를 열고 ‘중소기업연수원이나 영어마을에 재학생 전체가 수업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달라’는 내용을 안산교육지원청에 요청했다. 열흘 안에 수업공간이 마련되지 않으면 1학년부터 순차적으로 등교를 거부하겠다고도 했다.

현재 단원고 재학생들은 교실이 부족해 교장실·음악실 등을 개조한 임시 교실에서 수업받고 있다. A씨는 “아이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이 방법밖에 없다는 판단”이라며 “17일 금요일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산=임명수 기자 lim.myoungso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