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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대중교통서 마른 몸매의 비키니 광고 사라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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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사용한 광고가 런던 대중교통에서 퇴출된다. 사디크 칸 런던 신임 시장의 공약에 따라서다. BBC는 13일(현지시간) 다음달부터 런던의 지하철·버스·기차에서 비현실적이고 건강하지 않은 신체 이미지를 담은 광고가 사라진다고 보도했다.

칸 시장의 공약이 나온 배경엔 논란이 된 단백질 보충제 광고(사진)가 있다. 깡마른 모델이 비키니를 입고 등장해 체중감량을 부추기는 내용이었다. ‘해변에 갈 수 있는 몸이 준비됐습니까(beach body ready?)’라는 문구도 함께였다. “어떤 몸을 가졌던 해변에 갈 수 있다” “건강하지 않은 마른 몸을 강요한다”는 비난이 쇄도했다.

광고를 감시하는 시민단체에 따르면 지난해 이 광고에 대해서만 378건의 불만이 접수됐다. 그러나 광고심의기관인 ASA는 광고가 모욕적이거나 불쾌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고, 시민단체는 당시 시장 선거 후보였던 칸에게 대책을 요구했다.

칸 시장은 “두 딸의 아버지로서 여성을 비하하고 자신의 몸을 부끄럽게 여기도록 만드는 광고에 대해 우려한다”며 이같은 광고 금지를 공약으로 내걸고 시행키로 했다. 런던 교통당국도 “대중교통의 광고는 불쾌하거나 보기 싫다고 꺼버릴 수 없다. 우리에겐 이런 특수 상황을 고려할 때 생기는 의무가 있다”고 동의했다.

BBC는 무슬림인 칸 시장의 종교를 거론하며 “런던이 이슬람화 하는 것이냐”고 비난하는 이들도 있지만 대다수 런던 시민들이 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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