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 뮤지컬 ‘해밀턴’ 토니상 11관왕 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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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70회 토니상 시상식 무대에 오른 뮤지컬 ‘해밀턴’. [뉴욕 AP=뉴시스]

미국 건국 신화를 힙합으로 풀어낸 뮤지컬 ‘해밀턴’(Hamilton)이 올해 토니(Tony)상의 최다수상작이 됐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비컨 시어터에서 열린 70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해밀턴’은 최우수뮤지컬·남우주연 등 11개 부문을 휩쓸었다.

뮤지컬 ‘해밀턴’은 미국 초대 재무장관이자 10달러 지폐의 주인공인 알렉산더 해밀턴(1757~1804)을 중심으로 미국 건국 초기를 다룬다. 뻔한 애국심에 호소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랩과 힙합을 전면에 내세우고, 출연진을 흑인·라틴계로만 꾸리는 파격으로 대중의 의표를 찔렀다. 지난해 8월 뉴욕 브로드웨이에 입성한 뒤 폭발적 반응을 얻었고, 최근엔 프리미엄석을 무려 849달러(약 99만5000원)에 내놓기도 했다.

다만 ‘해밀턴’은 ‘프로듀서스’(2001년)와 ‘빌리 엘리어트’(2009년)가 갖고 있던 역대 최다 수상작(12개) 기록은 깨지 못했다.

1976년 영화 ‘킹콩’의 여주인공으로 여태 토니와 인연이 없었던 제시카 랭(67)은 유진 오닐의 ‘밤으로의 긴 여로’로 연극 부문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한편 이날 시상식은 올랜도 총기 참사로 인해 엄숙했다. 진행을 맡은 제임스 코든은 “증오는 결코 승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회색 리본을 가슴에 달았고, ‘해밀턴’은 필수 소품인 소총 없이 공연했다.

최민우 기자 min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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