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검찰 전방위 수사에 호텔롯데 상장 결국 '무기한 연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기사 이미지

호텔롯데 로고 [사진 롯데호텔 홈페이지]

올해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힌 호텔롯데 상장이 결국 무산됐다.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전방위로 확대되면서 제동이 걸렸다.

호텔롯데는 13일 금융위원회에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하고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밝혔다.

호텔롯데는 철회 신고서에서 “당사에 대한 최근 대외 현안과 관련, 투자자 보호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이번 공모를 추후로 연기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면서 “대표주관회사 동의 하에 잔여 일정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호텔롯데 상장은 이미 한 차례 연기됐었다. 당초 이달 29일 상장할 예정이었지만, 지난 2일 검찰의 롯데면세점 수사가 이뤄지면서 오는 7월 중순으로 시기를 연기했다. 당시 검찰은 호텔롯데의 핵심 사업부인 면세점과 관련한 의혹을 문제삼았다. 화장품업체 네이처리퍼블릭이 롯데면세점에 입점하기 위해 신영자(74)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에게 금품을 제공하며 로비를 펼쳤다는 혐의였다.

그러나 여드레 뒤인 지난 10일, 면세점 입점 로비와는 별개로 검찰의 수사가 롯데그룹 전반으로 확대됐고 호텔롯데가 핵심 계열사로 수사선상에 올랐다.

결국 호텔롯데 상장도 당분간 불가능해졌다. 한국롯데의 지주사격인 호텔롯데의 상장은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이 가장 의지를 가지고 추진한 핵심 프로젝트다. 지금은 일본 롯데홀딩스 19.2%를 비롯해 일본 투자회사들이 호텔롯데의 지분 99%를 가지고 있지만, 공모를 통해 일본 측 지분율을 65%까지 떨어뜨리고자 했다. 호텔롯데를 상장시켜 지난해 한일롯데 경영권 분쟁 이후 불거진 ‘국적 논란’을 잠재울 비장의 카드였다.

신 회장은 지난해 8월 경영권 분쟁 사태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호텔롯데의 연내 상장을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다. 또한 상장을 통해 순환출자고리를 끊고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밝히겠다고 했다.


▶ 관련기사
① 롯데그룹 압수수색 … '가신 5인방'의 역할은?
[단독] 롯데시네마 매점 비자금 의혹 수사

③ 호텔 신관 34층 신격호 집무실 금고는 비어 있었다



롯데 측은 비록 당장은 상황이 어려워졌지만 지속적으로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할 방침이다.

호텔롯데 측도 “상장은 일본 주주의 지분율을 낮추고 주주 구성을 다양화하는 등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선의 핵심사안"이라며 "향후 방안에 대해 주관회사 및 감독기관과 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