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천재 소녀 브룩 헨더슨, 세계1위 리디아 고 꺾고 메이저 여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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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골프 신동 브룩 헨더슨. 지난 해 포틀랜드 클래식에서 비회원 신분으로 우승한 그는 세계 1위 리디아 고를 꺾고 생애 첫 메이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사진 LPGA]

세계랭킹 4위 브룩 헨더슨(캐나다)이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를 꺾고 생애 첫 메이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13일(한국시간) 미국 시애틀 인근 사할린 골프장에서 열린 시즌 두 번째 메이저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 헨더슨은 코스 레코드인 6언더파 65타를 적어내면서 합계 6언더파를 기록, 리디아 고와 연장전 끝에 첫 번째 홀 버디로 우승을 차지했다.

리디아 고와 헨더슨은 1997년생 동갑내기다. 생일은 4월 24일에 태어난 리디아 고가 9월10일생인 헨더슨보다 다섯 달 정도 빠르다. 그래서 헨더슨은 만 18세, 리디아 고는 19세로 표기된다. 18세 9개월인 헨더슨은 이번 우승으로 리디아 고의 메이저 역대 최연소 우승(2015 에비앙 챔피언십, 18세4개월20일) 기록을 깨진 못했지만 2008년 청야니(대만)의 최연소 우승(19세4개월) 기록을 넘어 새 기록을 썼다.

대회장인 사할린 골프장은 어렵다. 헨더슨은 첫 날 홀인원을 앞세워 4언더파를 기록했지만 2,3라운드에서 2타씩을 잃었다. 3라운드 단독 선두에 오른 리디아 고의 스코어는 2언더파였다.

그러나 최종일에는 전날 밤부터 이날 이른 오전까지 비가 내린 뒤 날씨가 화창하게 개면서 화끈한 버디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1타 차 단독 선두로 출발한 리디아 고는 1번 홀(파4)부터 두 번째 샷을 30cm에 붙여 버디를 잡아냈다. 4번 홀(파4)에서도 두 번째 샷을 1m 안쪽에 붙여 버디를 추가했다. 어려운 8번 홀(파4)에서 2m 버디를 추가하면서 전반을 3언더파로 마쳤다. 리디아 고는 쉬운 11번 홀(파5)에서 세 번째 어프로치를 50cm에 붙여 한 타를 더 줄이면서 에비앙 챔피언십-ANA 인스퍼레이션에 이은 메이저 3연승을 향해 순항했다.

그러나 경기 중반 이후 헨더슨이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전반 2개의 파 5홀(2번,6번)에서 버디를 잡은 헨더슨은 후반 첫 파5홀인 11번 홀에서 이글을 잡았다. 두 번째 샷을 그린 입구까지 보낸 뒤 그린 밖 프린지에서 퍼트를 잡고 30야드(약 27m)짜리 이글을 성공시켰다. 헨더슨은 13번 홀(파3)에서 1.5m 버디를 추가한 뒤 17번 홀(파3)에서 10m 가까운 버디를 추가해 공동 선두까지 올라섰다.

11번 홀 이후 버디를 잡지 못하면서 헨더슨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한 리디아 고는 17번 홀(파3)에서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었다. 티샷을 1m에 붙여 우승에 쐐기를 박는 듯 했다. 그러나 전혀 리디아 고답지 않은 스트로크가 나왔고 버디를 놓쳤다.

17번 홀까지 무결점 플레이를 펼쳤던 헨더슨은 마지막 18번 홀에서 티샷이 우측으로 밀려 나무 사이로 떨어지는 위기를 겪었다. 두 번째 샷마저 나무에 맞으면서 홀 까지 거리는 75야드가 남았다. 그러나 헨더슨은 어프로치 샷을 3.5m로 붙인 뒤 기어이 파를 잡고 연장전에 합류했다.

18번 홀(파4)에서 치러진 연장 첫 번째 홀 경기. 리디아 고와 헨더슨은 티샷을 페어웨이에 잘 안착시켰다. 핀이 그린 오른쪽이었기 때문에 티샷을 페어웨이 오른쪽에 떨어뜨린 리디아 고보다 왼쪽으로 보낸 헨더슨이 유리했다.

승부는 두 번째 샷에서 갈렸다. 리디아 고의 아이언 샷은 그린에 올라왔지만 홀에서 5m 정도로 거리가 멀었다. 반면 헨더슨은 두 번째 샷을 1m 안쪽에 붙여 승부를 끝냈다.

4개 대회 연속 우승을 노린 아리야 쭈타누깐(태국)은 최종일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잡아 합계 6언더파 3위로 경기를 마쳤다. 전반 9홀에서 2타를 줄인 쭈타누간은 12번 홀(파4)에서 10m가 넘는 버디에 이어 16번 홀(파4)에서도 버디를 추가했다. 그러나 마지막 18번 홀에서 버디를 넣지 못해 1타 차로 연장 합류가 불발됐다.

한국 선수들은 초반 매서웠지만 중반 이후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3오버파로 출발한 박희영은 이글 1개와 버디 3개로 5타를 줄이면서 2언더파 공동 4위로 경기를 마쳤다. 2011년 US오픈 우승자인 유소연도 4타를 줄여 2언더파 공동 4위에 올랐다.

이미림은 전반 초반 3언더파로 리디아 고를 1타 차까지 추격했지만 후반 들어 상승세가 끊겼다. 이미림은 2언더파 공동 4위로 시즌 최고 성적을 낸데 만족해야 했다.

양희영과 최운정, 호주 동포 오수현이 1언더파 공동 8위다. 김세영은 최종일에 2타를 줄여 최종 합계 1오버파 공동 11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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