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2500억 들어가는 정유공장 대청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기사 이미지

10일 SK이노베이션의 울산 CLX 내 제3 정유공장에서 작업자들이 정기보수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10일 SK이노베이션 울산 CLX(컴플렉스)에 들어선 ‘제3 정유공장’ 곳곳은 건설 현장을 연상할만큼 분주했다. 평소 인적이 드둔 거대한 화학단지 곳곳에선 다양한 도구를 활용한 세척 작업이 한창이었다. 기자가 찾은 곳에선 작업자 10여 명이 세척기를 사용해 ‘열 교환기’를 청소 중이었다. 이 설비는 원유를 정제해 제품을 생산하는 정유공장의 핵심 중 하나로 200~300개의 작은 배관으로 이뤄져 있다. 배관에 노폐물이 쌓이면 그만큼 효율이 떨어진다.

SK이노베이션 울산공장 세척 작업
협력사 150곳, 연인원 27만 명 투입

SK이노베이션은 12일 “핵심생산 거점인 울산 CLX에서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정기보수를 진행 중”이라며 “ 총 21개 공정 중 62%인 13개 공정이 대상”이라고 밝혔다.

정유공장 대청소는 원래 인력이 많이 투입돼 비용도 많이 든다. 특히 올해는 구조조정 폭풍으로 울산 경기가 최악인 점을 감안해 이 회사 정철길(62) 부회장 등 수뇌부가 평소보다 작업량을 늘릴 것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총 2500억원의 비용과 150여 개의 협력업체, 연인원 27만 명의 용접·전기·배관 기술자 등을 투입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이달에만 500억원이 넘는 비용을 투자하고, 하루 최대 4000명의 근로자들이 일감을 맡게 된다”고 설명했다.

2500억원짜리 대청소와 관련해 회사가 신경쓰는 부분은 역시 안전이다. 석유·화학업의 대규모 설비를 분해하고 손질하는 일은 그만큼 위험하기 때문이다.

일단 밀폐 공간 작업시 유해공기의 주기적 측정, 유해 위험물질을 다룰 때 지정한 개인보호구 착용 등 8개 안전 철칙을 만들었다. 이를 어기는 작업자는 현장에서 1년간 배제토록 했다. 이미 3명의 작업자가 규정 위반을 이유로 현장에서 퇴출됐다.

김운학 울산 CLX 설비본부장은 "비용과 시간이 더 들더라도 안전을 제1 기준으로 보수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울산CLX=울산광역시 남구 울산미포 국가산업단지의 830만㎡ 에 자리한 국내 최대 종합 석유·화학단지다. 여의도 면적의 약 3배 크기로 단일 공장 시설로는 세계에서 두 번째 규모를 자랑한다. 하루 최대 84만 배럴의 원유처리, 연 770만 t의 석유화학 제품 생산 능력을 갖췄다.

울산=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