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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정은 생일, 내년부터 기념일 지정될 듯”…태양절·광명성절처럼 ‘○○절’ 쓸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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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생일(1월 8일)이 내년부터 북한의 국가기념일로 지정될 거란 관측이 나왔다. 지난 5월 6~9일 김정은의 ‘셀프 대관식’으로 치러진 제7차 노동당 대회를 계기로 북한이 ‘김정은 우상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최근 평양을 다녀온 한 대북 사업가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내년부터 김정은 생일을 국가의 공식 명절로 지정할 예정이며 이 명절의 명칭은 ‘은하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업가는 이어 “이렇게 되면 ▶김정은 생일(1월 8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2월 16일·광명성절) ▶김일성 주석 생일(4월 15일·태양절) 등 김씨 일가의 생일 세 개가 1월부터 4월까지 줄줄이 이어지기 때문에 많은 예산을 들여 생일잔치를 해야 하는 북한 정권으로서는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김일성 생일인 4월 15일을 1974년부터 공휴일로 지정했고, 김일성 사망(1994년) 이후 3년 탈상을 마친 1997년부터 ‘태양절’이란 호칭을 붙였다. 김정일 생일인 2월 16일은 1995년부터 ‘민족 최대의 명절’ 중 하나로 지정됐으며, 김정일 사망(2011년) 다음해인 2012년부터 ‘광명성절’이란 이름이 붙었다. 북한은 태양절과 광명성절에 각각 이틀간 연휴를 보낸다.
탈북자 출신 최경희 한양대 연구위원은 “오는 29일 북한 최고인민회의에서 김정은이 국가 최고위직 호칭을 새로 얻게 되면 김정은 생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는 데 좋은 명분이 된다”고 말했다.

다만, 기념일을 넘어 김일성·김정일 생일처럼 ‘○○절’이란 공식 타이틀을 쓸지에 대해 전문가들 분석은 조금 다르다. 최경희 연구위원은 “태양절과 광명성절은 김일성과 김정일의 영원 불멸성을 포장하기 위해 사후(死後)에 붙인 이름”이라며 “김정은 생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할 수는 있지만 ‘○○절’로 추앙하는 것은 사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절’이라고 할 때 그 명칭이 ‘은하절’이 될지에 대해서도 전망이 엇갈린다.

일단, 북한에서 ‘은하’는 김정은을 띄우기 위해 자주 쓰이는 표현이긴 하다. 북한이 2012년 실용위성이라고 주장한 ‘광명성 3호’를 발사할 때 운반로켓이 ‘은하 3호’였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그해 3월 중국 샹강신문이 ‘어느 나라도 북한의 위성발사를 문제삼을 권리가 없다’고 주장한 글을 실었는데, 당시 이 신문에는 “‘은하’는 조선어로 은하수를 의미할 뿐 아니라 김정은 최고 영도자가 조상대대의 맑은 아침의 나라를 무궁번영에로 이끌, 하늘이 낸 정치가라는 것을 가리킨 말”이라는 대목이 나온다. ‘은하’가 김정은 우상화에 동원되는 표현임을 알 수 있다.

다만, 자유민주연구원 유동열 원장은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이 집중적으로 개발 중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북한식 명칭이 ‘북극성 1호’”라며 “김정은 생일을 명절로 기린다면 (‘은하절’ 대신) ‘북극성절’로 이름 붙일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한편, 12일자 북한 노동신문은 김일성의 동생인 김철주(1916~1935년)의 100번째 생일을 맞아 그의 행적을 찬양하는 기사를 실었다. 신문은 “위대한 수령이 이끄는 위업에 대한 무한한 충실성, 조국과 인민에 대한 열렬한 사랑, 이것은 김철주 동지의 생애에 관통되어 있는 고결한 인생관”이라고 찬양했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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