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제석 문오부장관 담화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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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본인은 이번 새학기에 매우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을수 없읍니다. 그것은 이번 학기가 2년에 걸친 자율화의 성패를 가름하는 기간이기도 하지만, 만약에 이기간중에도 학원안정의 확실한 실마리가 잡히지 않는다면 우리의 대학들은 또다시 혼란과 좌절의 위기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자율화이후 우리는 학원사태의 성격과 양상에서 오늘과 같이 심각한 국면을 맞은 적이 없었읍니다. 개화의 문턱에서 드러난 북괴대남공작과 운동권학생이 연계된 간첩단사건은 오늘날 학원사태의 절박성과 더불어 우리가 처해있는 어려운 국가현실을 충격적으로 확인시켜 주고있읍니다.
우리가 당면해 있는 학원문제는 이미 학원에 국한된 문제가 아닙니다. 우려가 원하든 원치않든 학원문제는 우리의 안보는 물론 정치·경제·사회의 모든 분야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읍니다.
본인은 특히 일부 대학생들의 좌경의식화에 대해 깊은 우려와 함께 우리 모두의 확고한 대응이 있어야 할것으로 믿습니다. 비록 소수의 학생들이 좌경화되었다고는 하지만 이들에 의해서 마르크스 레닌주의의 복사판인 이른바 민중 이데올로기가 각종 의식화활동을 통하여 학원의 안팎에서 증식되어 가고 있으며, 더우기 최근에 우리 국민의 이념적 무장을 근저로부터 와해하려는 북괴의 대남공작이 학원소요를 주도하는 일부 국내 좌경운동권학생들과 해외유학생들에게까지 손을 뻗쳐왔다는 사실은 참으로 심각한 일이 아닐수 없읍니다.
오늘의 우리 사회는 각분야에서 눈부신 발전을 이룩했으나, 현실적 모순과 비리가 상존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학생이라면 이와같은 우리자신의 모습을 외면해서는 안될 것이며, 그것을 학문의 장에 끌어들여 분석하고 비판하며 이를통해 개선책을 찾는 학문적인 노력을 다해야할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에 학술적인 차원을 벗어나서 우리의 자유민주·자유경제체제를 부정하고 이를 행동으로 옮기려든다면 그것은 절대로 용납될수 없는 일입니다.
학부모님들은 자녀들이 청년기의 일시적인 정신적 고민과 갈등에서 자기파괴적인 학원소요에 휩쓸리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 주시기 바라며, 특히 해외에 유학생을 둔 학부모께서는 국가에 유용한 인재가 되기위해 수많은 어려움을 무릅쓰고 유학중인 자녀들이 만의 하나라도 북괴의 대남공작에 말려들어 국가적인 손실은 물론 개인과 가정에 큰 불행을 초래하는일이 없도록 각별히 유념해 주시기를 당부합니다.
본인은 학원문제에 관한 한여야가 있을수 없고, 학원문제는 초당적으로 다뤄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행여나 학원소요를 정략적으로 이용하여 반사적 이익을 얻을수 있다고 믿는 집단이나 개인이 있다면 그것은 크나큰 잘못이 아닐수 없읍니다. 학원소요는 누구에게나 이익이 될수없기 때문에 어떠한 학외세력이라도 학원소요를 선동하거나 이에 가세해서는 결코 아니될 것입니다.
정부는 앞으로 학생의 좌경화와 학내외 폭력시위에 대해서는 현행법에 따라 엄격하게 다루어 나갈 것입니다. 이 문제에 관한한 지난날 우리사회가 가졌던 온정주의는 오히려 학원사태를 악화시키고 국가의 기틀까지 흔드는 결과를 낳을 우려가 있읍니다.
질서파괴행위가 있는 곳에 공권력이 개입된다는 것은 민주주의국가의 상식입니다. 학원도 어디까지나 우리사회의 일부분이지 결코 치외법권지대가 될수없는 것입니다. 정부는 필요한 경우 새로운 입법이나 제도적 강치를 마련해서라도 근원적인 대책을 마련해 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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