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새 드라마 3편 방영 보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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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KBS-TV의 드라마 개편 작업이 진통을 겪고 있다.
KBS는 당초 이달 중순에 5편의 드라마를 새 드라마로 바꾸기로 했으나 2편만 새로 내고 3편은 일단 보류키로 했다. 드라마가 너무 빈민층의 이야기를 그린다하여 조기 종영케 된『고향』(제1TV) 후속으로는 부유한 상류층의 이야기를 다룬『로맨스아빠』를 준비중이였다. 그러나 그 내용이 너무 사치로 흘러 계층간에 위화감을 줄수 있다는 이유로 23일부터의 방영계획을 일단 보류키로 한 것.
제2TV의 『행복전쟁』후속으로 준비중인 『청춘일기』 (박리미극본·박경식연출)와 『열망』후속으로 준비중인『욕망의 거리』(정하연극본·정변식연출)도 같은 이유로 재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KBS는 앞으로 새드라마의 방영은 반이상의 극본을 충분히 검토 한 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제2TV의『젊은 그들』과 『가족』후속으로 준비중인 시대극『태평무』와 『꽃반지』는 예정대로 각각 오는 10, 16일에 이어진다.
「고급스런 드라마, 차원높은 드라마」를 이번 드라마 개편의 슬로건으로 내세운 KBS가 5편중 3편을 서민층에 위화감을 준다하여 재검토하기로 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시대극붐에 편승, 시대극이 2편이나 등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KBS는 드라마 개편과 함께 쇼·코미디·스포츠중계 등에도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제1TV의『100분 쇼』의 시간을 줄이거나 없애는 방법을 검토중이며 스포츠중계도 차츰 줄여 나갈 방침이다. TV어린이만화영화의 제작도 본격적으로 구상하고 있다. 『이어령 칼럼』에 이은 저명인사의『영상칼럼』과 『TV청문회』도 고정프로로 편성, 교양프로를 강화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유럽방송체계를 도입, KBS-TV의 새로운 얼굴을 만들겠다는 이러한 일련의 작업은 지난달 27일의 대폭적인 자체기구개편과 인사조치에 따른 것으로 방송가의 관심을 끌고 있다.

<양재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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