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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깎는 구조조정 들어가는 산은·수은…부행장 1명, 2명씩 줄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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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한국은행으로부터 자본 확충을 받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들어간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8일 “국민 눈높이에서 납득가능한 수준의 전면적 쇄신을 추진하겠다”며 “구조조정 과정에서 국책은행 지원은 공적부담을 초래하기 때문에 철저한 자체 자구노력을 전제로 추진해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겠다”고 밝혔다.

산은의 자구 계획은 성과주의 확대, 인력·조직 쇄신, 자회사 신속매각 등 크게 세가지 방향으로 이뤄진다.

성과주의 도입과 함께 보수·경상경비 등 효율화를 추진한다. 성과연봉제를 4급 직원까지 확대 도입하고, 부서평가보다 개인평가를 늘린다. 올해 임원 연봉을 지난해보다 5% 줄이고, 내년 연봉도 일부 반납한다. 팀장급 이상 직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임금상승분을 반납한다. 나머지 직원은 올해 임금상승분 을 내놓는다. 지난해에 비해 1.3% 줄어든 올해 경상 경비 예산을 내년에는 3% 더 삭감할 예정이다.

인력·조직도 슬림화한다. 현 정원의 10%를 단계적으로 감축하는데 현재 3193명 임직원이 2021년 2874명으로 줄어든다. 부행장급도 현재 10명에서 올 연말까지 9명으로 줄인다. 82개 지점도 2020년 말까지 74개로 축소한다.

현재 132개의 비금융출자회사를 신속하게 매각해 정책금융 재원(2조4000억원)으로 쓸 예정이다. 올해는 46개, 내년에는 44개, 2018년에는 42개를 팔 예정이다. 그동안 개별매각 방식으로 내놓던 중소·벤처기업의 주식은 공개 일괄매각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임직원 재취업도 공직자윤리법에 준해 심사할 예정이다. 임직원의 산은 관련 비금융회사에 취업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예외적으로 심사를 통해 취업을 허용한다.

구조조정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기업구조조정 특별 보좌단’을 회장 직속으로 신설해 산업별 구조조정 외부 전문가 그룹의 객관적 의견을 반영할 예정이다. 인력재배치를 통해 구조조정 부문의 조직과 인력은 늘린다.

수은도 산은과 비슷한 수준으로 구조조정에 들어간다. 현재 부장급 이상만 적용하던 성과연봉제를 4직급 이상으로 확대한다. 임원은 올해 연봉을 전년대비 5% 줄이고, 내년 연봉도 추가로 반납한다. 현재 978명의 직원을 2021년까지 5% 줄인다. 현재 10명인 부행장급을 2018년까지 8명으로 줄인다.

대신 사외이사 비율을 늘릴 예정이다. 9개 본부를 7개로, 13개 출장소를 9개로 줄인다. 출장소는 줄이지만 시중은행 영업망을 활용해 정책금융을 지원할 예정이다. 지방 지점장을 위한 사택 네 곳을 모두 매각한다. 올해 예산은 10% 줄이고, 내년 예산도 추가 삭감한다.

임직원의 구조조정 대상 기업의 취업을 원천적 금지한다. 다만 외부인사로 구성되는 관리위원회 심사를 통과할 경우에만 예외적 승인한다. 상반기 내 공직자윤리법에 준하는 재취업 요건 등을 규정할 계획이다.

한편 정부는 이번 자구계획과 별도로 9월말까지 정책금융의 효율성과 구조조정의 전문성 제고를 위해 전면적 조직·인력 진단을 통한 근본적 쇄신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강병철 기자 bong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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