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정호 더에듀케이션 대표 "영어 말하기 잘하려면 사고력 확장이 최고"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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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부터 대학교, 심지어 직장, 은퇴해서까지 공통으로 받는 교육이 있다. 영어교육. 아무리 배워도 말하지 못하는 벙어리 영어 능력. 이 때문에 혹자는 “영어교육 사업은 지지 않는 태양과 같다”는 우스갯소리도 한다. 더에듀케이션은 최근 강화되고 있는 영어 말하기에 있어 중요한 건 ‘생각하는 힘’이 부족해서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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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교육에도 유행이 있다. 과거 문법을 달달 외우고 유창한 발음을 중요시 했다면 최근엔 말하기 능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교육 전문가들은 2018학 년도부터 수능 영어영역이 절대평가로 전환되면서 말하기, 듣기 능력은 대학입시에서 더 중요해 질 것으로 전망한다. 수능 변별력이 낮아지는 만큼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려는 대학에서 실용적인 영어 구사능력을 평가할 것이라는 게 주된 이유다.

이렇게 바뀌는 영어교육 흐름을 예견했던 걸까? 더에듀케이션의 영어교육 브랜드 ‘펜타원’은 2013년 법인 설립 이후 꾸준히 말하기 능력을 중심으로 교육 콘텐트를 강화해왔다. 서울시 마포 펜타원에서 온정호 더에듀케이션 대표를 만났다. HP한국 지사장 출신인 그는 “영어를 배워본 분들은 알겠지만 듣는 내용과 실제 말하는 내용엔 많은 차이가 있다”면서 “주입식, 몰입식 교육 등 인지발달 과정을 무시한 영어교육 기업의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력 확장을 통해 말하기 능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펜타원 교육의 핵심”이라 강조했다. 그는 또 “더에듀케이션은 기존 교육 패러다임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공감한 학원장들이 모여 만든 법인”이라고 소개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

우선 국내 영어교육 시장을 진단해 달라.
국내 영어교육 시장이 가장 호황이었던 시기는 아마도 외고와 특목고의 입학이 좋은 대학을 가는 필수 코스인 것으로 인지되던 2007년 무렵부터 2010년 즈음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2011년 대학 입학 정책이 바뀌면서 누구나 들으면 알만한 대형 프랜차이즈 학원들의 원생 수가 줄어들기 시작하고, 브랜드 없는 로컬 학원들은 실제로 다수가 폐업의 위기를 피해가지 못했다. 주변 학원들과 학원 관계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시장이 반 토막이 났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실제로 사교육 참여율 통계자료를 보면 2008년 학원 수강을 통해 사교육을 하던 인구가 2015년에 11.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영어 과목 하나만 보아도 15% 가까이 감소를 보이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대형 프랜차이즈 학원들이 가르치는 콘텐트보다는 학생 관리를 다각화하고 커리어에 대한 대비를 해주는 등 영어교육의 본질을 벗어나 학부모들의 불안함을 만족시켜서 매출을 유지하고자 하는 다각도의 노력을 하는 것도 현재 영어교육 시장의 어려움을 여실히 보여주는 단면이다.


시험지만을 위한 영어교육에 반대

더에듀케이션이 만들고자 하는 새로운 기준은 무엇인가?
얼마 전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을 보면서 느끼는 것이 참 많았다. 대국 전 사람들이 기대하지 않았던 알파고의 수준을 보면서 이렇게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 우리 아이들이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이세돌 9단과 같은 대범함과 창의력, 그 끈기와 도전정신을 우리 아이들에게 어떻게 가르쳐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함께 했다. 특별히 영어 교육은 그 본질이 언어교육이기에 시험지만을 위한 것이 아닌, 아이들이 자신의 생각을 충분히 타인과 소통할 수 있는 기본 역량을 가르치는 것이어야만 한다. 새로운 기준이 바로 사고력 확장이다.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를 위해 필수적인 바탕이라 생각한다.

그 기준을 누구에게, 어떻게 공급할지 전략을 밝혀달라.
공부 잘하는 아이들을 모아서 좋은 입시 실적을 내고, 이를 마케팅에 활용하면서도 마치 학원의 시스템에 의해서 그런 결과가 나온 것처럼 얘기하는 교육기업들이 있다. 어려운 입학시험을 제시해놓고는 그 학원에 입학하는 것 자체가 무언가 큰 입시를 하나 통과한 것처럼 아이들이 이해하지도 못하는 시험을 보게하는 그런 학원도 이제 필요 없다.

더에듀케이션이 만드는 펜타원은 이미 1등하는 아이들을 입학시켜 고급화라는 포지셔닝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영어를 배워서 자신의 삶에 조금이라도 더 가치있는 일을 하고자 하는 모든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여 1등 영어교육을 만들 것이다.

아이들이 영어 잘하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테마 중심의 레슨, 정답이 없는 오픈된 질문, 인지발달 과정에 맞춘 콘텐트, 배운 내용을 마지막에 하나로 연결하는 convergence/ integrated 러닝을 통해 아이들이 말 잘하는 사람이 갖추어야 하는 기본 조건들을 갖추게 하려고 한다.

예를 들자면, 아이들이 가장 싫어하는 새로운 단어 외우기를 우리 펜타원에서는 잘 교육된 선생님들이 정해진 테마에 대한 백그라운드 설명을 하면서 가르친다. 예를 들어 ‘댄스’가 이번주의 주제라면, 아이들에게 댄스에 대해 다양한 설명을 해주고 아이들의 경험과 생각을 물어본다. 자연스럽게 나오는 아이들의 이야기들을 영어 단어로 그 자리에서 전환하여 주제에 대한 아이들의 관심을 끌어내면서 동시에 새로운 단어를 배우게 하고, 주제에 대한 배경 지식을 알게 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관심이 생긴 아이들은 단어도 쉽게 외우고, 배운 단어를 활용해서 주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면서 수업에 재미를 느끼게 된다. 정답이 없는 질문과 대답은 아이들의 자신감 확보는 물론, 자발적인 사고력을 자극하게 되고, 다양한 관점을 가질 수 있게 된다. 기존 학원에서 사용하던 방법(선생님이 생각하는 답을 말하는 학생이 점수를 받는)을 벗어나는 것이라서 초기에는 시장의 저항이 예상되지만, 학생들의 달라진 모습을 통해 쉽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교육 효과로 승부하는 영어교육 회사

펜타원 독점 공급자인 스콜라스틱사는 어떤 회사인가?
스콜라스틱은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는 아동 출판 분야 전세계 최고 규모의 출판사다. 전세계에 165개 국가에 45개 언어로 번역되어 사용되고 있는 스콜라스틱의 교육용 교재들은 미국 초등학교 교사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1 Website for US elementary school teachers 를 수상했으며, 지난해 1조6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거대 교육기업이다. 펜타원 교재는 실제로 미국 뉴욕 본사와 홍콩에 있는 스콜라스틱 영어교육 전문가들과 더에듀케이션 R&D 전문가들이 장기간 한국 학생들의 환경과 실력을 고려해 개발한 펜타원만의 독자적인 교재다.

더에듀케이션의 사업 현황과 향후 비전을 소개해 달라.
현재 전국에 총 30개의 펜타원 직영 학원이 개원했다. 학생 수는 1만5000명 정도. 우리의 교육관을 지키기 위해 우선 직영을 늘릴 생각이다. 올해 하반기엔 프랜차이즈 사업도 동시에 시작할 생각이다. 프로그램의 특성상 선생님들의 교육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초기부터 많은 프랜차이즈를 만들어서 사업을 하기 보다는 소수의 학원들을 모집하여 탄탄한 영어 교육을 시장에 전파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1등 교육 기업이 되기 위한 우리의 무기는 오직 하나. 교육 효과다.

글 유부혁 기자·사진 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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