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소주에 이어 탄산주가 주류 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3월 21일 출시한 복숭아맛 탄산주 ‘이슬톡톡’이 출시 2개월 만에 총 1000만병(병 환산 출고량 기준)이 판매됐다고 30일 밝혔다.
과일 소주 이어 여성층 입맛 공략
하이트 ‘이슬톡톡’ 두달새 1000만병
보해가 첫선 보인 뒤 시장 급팽창
이슬톡톡은 폭탄주 등 취하는 술 대신에 가볍게 마시는 순한 술을 찾는 20~30대 여성층을 타깃으로 해 개발됐다. 알코올 도수 3도의 부드러움과 달콤한 복숭아 향, 톡 쏘는 향 등이 어우러진 맛이다. 핑크색 라벨을 한 병제품과 핑크색 캔에 담긴 캔제품 등이 출시되고 있다.
철저히 여성을 공략한 마케팅도 먹혔다. 하이트진로는 단발머리의 여성 캐릭터 ‘복순이’를 내세워 술병 등에 표기하는 것은 물론, 가로수길 등에서 20~30대 여성층을 겨냥한 메이크업 파티를 개최하기도 했다. 뚝섬 한강공원에서 4000여 커플과 함께 달리기 대회도 했다. ‘술’보다는 가볍게 마시는 알코올 음료라는 이미지를 택한 것이다.
탄산주 열풍의 스타트를 끊은 것은 보해양조의 ‘부라더#소다’다. 지난해 9월 출시된 부라더#소다는 화이트 와인을 베이스로 한 3도짜리 탄산주다. 알코올 특유의 맛과 향이 없는 대신 소다향을 첨가해 달콤함을, 탄산을 넣어 톡 쏘는 맛을 살렸다. 이후 무학이 ‘트로피칼이 톡소다’(3월, 5도)를, 롯데주류가 ‘설중매 매실소다’(3월, 4.5도)를 출시했다. 국순당은 지난 2012년 출시한 자몽맛 탄산막걸리 ‘아이싱(4도)’을 잇는 3도짜리 탄산막걸리 ‘아이싱 청포도’와 ‘아이싱 캔디소다’를 지난달 출시하기도 했다.
요즘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에서는 하루에 이슬톡톡이 약 1만4000여캔, 부라더#소다가 2000여병 가량 팔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스(하루 8만캔), 처음처럼(하루 4만병) 등에 비하면 적지만 다른 주류에 비하면 많은 수치다. 이영은 롯데마트 주류 상품기획자(MD)는 “탄산주 열풍 역시 지난해 시작된 저도양주, 과일 소주 등 ‘순한 술 트렌드’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탄산주 유행이 얼마나 지속될 지에 대해선 평가가 엇갈린다. 정희원 신세계 과장은 “와인이나 위스키 등 비교적 고가의 술은 트렌드가 길게 가는 반면, 과일소주나 탄산주는 유행을 타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지난해 과일소주 열풍이 1년 만에 잠잠해졌듯이, 탄산주 열풍도 일시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계했다.
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