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 방송 정지…미래부, 피해업체 대책 마련 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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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창조과학부가 30일 롯데홈쇼핑을 제외한 10개 홈쇼핑사 전체를 불러 오는 9월 말부터 하루 6시간 프라임타임 방송이 6개월간 정지되는 ‘롯데홈쇼핑 대책’ 마련에 나선다.

타 홈쇼핑사 편성 확대 등 거론
롯데 유통망 통한 지원은 어려워

유통 업계에 따르면, 미래부는 이정구 방송진흥정책국장 주재로 30일 오전 10시 GS샵·CJ오쇼핑·현대홈쇼핑·NS홈쇼핑·홈앤쇼핑 등 TV홈쇼핑 5사 대표이사 간담회를 진행한다. 미래부는 이어 오후 5시 K쇼핑(KT)·신세계TV쇼핑·B쇼핑(SK브로드밴드)·W쇼핑(미디어윌)·아이디지털홈쇼핑(쇼핑엔T) 등 비(非)TV홈쇼핑계열 데이터홈쇼핑(T커머스) 대표들을 만난다.

두 차례의 간담회에선 ▶중소기업제품 편성비중 확대 ▶롯데홈쇼핑 단독 입점업체 판로 제공 등 2가지 안건이 논의될 전망이다. 하지만 두 가지 다 쉽지 않다.

TV홈쇼핑의 경우 방송시간의 60~70%를, 데이터홈쇼핑은 70~80%를 이미 중소기업에 할애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홈쇼핑의 경우 지난해 방송시간 중 65.3%를 중소기업 제품에 할애했다. 특히 롯데홈쇼핑에 단독 납품하는 업체들의 구제책이 문제다.

롯데홈쇼핑에 단독 입점한 중소기업은 173곳으로 지난해 기준 4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홈쇼핑 업체들의 경우 6개월 이상씩 방송 편성 계획이 짜여있어, 이들 업체를 구제하려면 다른 기업의 방송 시간을 줄여야 한다.

타 롯데 계열사에서 롯데홈쇼핑 입점 중소기업의 재고를 판매해 주는 것도 어렵다. 롯데쇼핑의 한 임원은 “마트·백화점 등과 홈쇼핑은 상품구색(MD)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물량을 대신 소화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한편, 롯데그룹은 조만간 롯데홈쇼핑 영업정지에 대한 수습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그룹 차원의 계열사간 인력 재배치 방안이 주로 논의되고 있다.

미래부는 지난 27일 롯데홈쇼핑이 지난해 4월 재승인 심사과정에서 사업 계획서를 사실과 다르게 작성했다는 이유로 오는 9월 28일부터 6개월간 프라임타임(오전·오후 8~11시) 방송정지 결정을 내렸다. 이 시간엔 화면에 ‘업무 정지에 따른 방송중단’이라는 문구와 함께 배경음악만 송출된다.

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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