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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에서 식수만 두번…반기문 "류성룡 선생 투철한 공직자 정신 기리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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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하회마을에서 굿탈놀이를 관람하는 반기문 총장 부부.

9일 TK(대구·경북) 지역을 찾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대권’이나 ‘대선’이란 단어를 입에 올리진 않았다. 대신 안동 하회마을의 성애 류성룡 선생 고택 방문, 두 차례의 기념 식수 등 일정을 소화했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낸 메시지는 더 명확하단 게 정치권의 해석이다.

예정에 없던 경북도청 방문, 금강송 식수

반 총장은 이날 오전 일산 킨텍스에서 세계로터리대회 기조연설을 한 뒤 헬기를 타고 경북으로 이동했다. 안동 하회마을에선 류성룡 선생의 고택 충효당 앞에서 기념 식수를 했다. 수종은 주목. 하회마을 측은 “붉은 나무 주목은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을 가는 나무 중의 제왕으로 사계절 내내 푸르름을 유지하는 장수목이자 으뜸목”이라며 “반 총장의 건승을 기원하며 하회마을 주민의 마음을 담아 주목을 택했다”고 밝혔다.

방한 일정 중 일정 중 유일하게 일반 시민에게 공개된 하회마을 방문에서 반 총장은 경호의 만류에도 시민에게 사인을 해주는 등 친근한 모습을 보였다. 한 남학생에게는 들고 있던 태극기에 이름을 써주기도 했다. 포토라인 밖에 서있던 기자들이 하회마을 방문 이유를 묻자 이동하다 말고 발걸음을 돌리더니 카메라 앞에 서서 상세히 설명했다.

반 총장은 “(류성룡 선생은)조선 중기에 재상을 하시면서 투철한 조국 사랑의 마음을 가지시고, 어려운 난국을 헤쳐나가신 분”이라며 “오늘 류성룡 선생의 숨결, 손결, 또 정신이 깃든 고택을 방문해서 그분의 높은 나라사랑 정신이라든지, 투철한 공직자 정신을 기리면서 모두 다함께 나라의 발전을 위해 나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곳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이번 방문이 대권 도전을 시시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웃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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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반기문 사무총장, 안동 하회마을 방문
반기문 "류성룡 선생 조국 사랑 기리길"



류성룡 선생은 임진왜란 6년 7개월 중 만 5년을 정무·군직 겸직의 전시수상(영의정)과 4도 도체찰사(都體察使)직을 역임한 재상이다. 명나라 원군과의 연합군 결성, 일본과의 강화협상 총괄 등을 맡아 외교력을 발휘한 명전략가로 평가받는다.

충효당에서의 오찬에는 김관용 경북지사, 안동이 지역구인 새누리당 김광림 의원 등이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예정에 없던 경북도청 신청사 방문 일정이 추가됐다. 경북도 관계자는 “반 총장이 이 지역을 오는 게 결정된 뒤부터 신청사 방문을 요청했고, 어제까지도 확답이 없다가 오찬중에 결정이 됐다”고 전했다.

반 총장은 신청사 앞 솟을대문 옆에 적송을 식수했다.  20m 높이까지 자라는 수종이다. 경북도는 반 총장의 방문이 성사될 가능성에 대비해 예천의 백두대간 자락에서 적송을 공수해왔다. 반 총장이 식수한 자리는 지난 3월 박근혜 대통령이 방문해 식수한 주목에서 100m 정도 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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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총장은 경북도청에서 작성한 방명록에 “역사와 문화의 전당 경북도청 개청을 축하드리며 300만 도민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드립니다”고 적었다.

안동=유지혜.현일훈 기자 wisepen@joo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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