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역들은 위염·위궤양에 시달린다|대기업 임원 50명대상 건강상태 조사 분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현대인은 스트레스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중에서도 기업의 중역들은 더많은 스트레스를 받고있다. 불황속의 치열한 기업경쟁, 과중한 엄무와 책임이 그들을 스트레스로 옭아매고있다. 이러한 스트레스는 중년기에 접어든 그들에게 정신적·신체적 증상의 진행을 더욱 촉진하기까지 한다. 최근 강국에서는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 때문에 약물을 복용하는 경영자들이 늘고있어 사회문제화 되고 있다. 그러면 우리나라 대기업 중역들의 건강상태는 어느정도이고, 그들은 스트레스를 어떻게 풀고 있는것일까.
모종합변원의 종합건강진단센터에서 최근에 건진을받은 기업체들의 이사급이상 임원중 50명 (평균연령45·4세) 을 무작위로 뽑아 검진기기록을 분석한결과 대부분이 이상을 갗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종합판정에서 A (건진센터의 검사범위 안에서는 이상이 없는 경우) 는 단 1명뿐 이었으며, B (약간의이상은 있으나 일상생활에는 지장이 없음) 가 20명으로 정삼범주에 포함시킬수 있는 사람은 42%였다.
이에비해 C(일상생활상 주의를 요하고 경과의 관찰이 필요한 경우) 가 15명, D(치료를 요하는 경우) 가 9명, E(정밀검사를 요하는 경우) 가 5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검진전의 문진에서 특히 염려하고 있는 증상으로 간·위궤양·두통·만성피로· 콜레스테롤·불면증·무기력감·고혈압등을 들었는데 검진결과 역시 1∼3가지의 이상소견을 보인것으로 나타났다.
즉 위염 또는 위궤양이16명, 고지혈증이 14명이였으며 고혈압 (7명), 십이지장염·궤양 (6명), 과혈당 (6명), 과체중 (5명) 등의 순이었다.
검진자중 10명은 식사를 제한하고 있거나 식욕이 떨어져 식사를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대답했으며 잠을 이룰수 없어 늘 잠이 부족하다거나 자고나도 피로가 남는다고 대답한 사람도 19명이나 되었다.
또 최근에 느끼고 있는 증상에서는 몸이 몹시 피곤하다 (19명), 두통이 나고머리가 무겁다 (13영), 신경질이 잘 난다 (13명), 어깨가 뻐근하고 아프다 (9명), 건망증이 심하다 (8명), 어지럽다 (6명) 등 스트레스 누적요인을 안고 있는 사람이 전체의 3분의2나 되었다.
이밖에도 호·순·소화기질환에서 헛배가 부르고 속이 쓰리다, 구역질이 난다, 소화가 안된다, 가슴이 답답하다, 심장이 두근거린다, 가래가 많이 나온다가 높은 비율읕 차지하고 있었다. 자신의 건강을 위해 어떤운동을 하고있는가에 대해서는, 50명의 임원중 28명이 1∼2종류의 운동을 가끔, 또는 자주 하고 있다고 대답한 반면 귀찮거나 시간이 없어 못한다는 사람도 22명이나 되었다.
이들의 운동종목은 골프가 13으로 가장 많았고 테니스가 10명, 등산 6명, 조깅5명, 자전거타기 2명, 야구·체조·줄넘기가 각 1명이었다.
기호품에 대해서는 담배를 전혀 피우지 않거나 최근에 끊었다는 사람이 18명이나 되었으며 술을 마시지않는 사람도 6명이나 있었다.
한편 기업체 임원들은 전화인터뷰에서 승진과 스트레스는 비례하는 것으로 대답했다. 평사원 또는 부장때까지만해도 자기일만 하면 됐으나 이사·상무·전무로 승진하면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해야하고 엄무의 질도 높아져 스트레스가 많아질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웃사람과 의견이 상충될 때나 경영주의 이해할수없는 압력을 받을 때, 짧은 시간에 중요한 결정을 해야할때에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며 비교적 승진이 빠른 임원일수록 실직에 대한 두려움이 스트레스 가중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나름대로 실천하고 있는 스트레스 해소법도 가지가지.
금성반도체의 O씨, 삼성중공업의 L씨, 동방생명의 L씨등은 테니스의 힘껏 내리치는 맛과 시원한 소리및 뚝뚝 떨어지는 땀방울을 보면서 스트레스를 푼다고. 두산그룹의 K씨는 클래식음악감상으로, 럭키금성의 L씨는 바둑이나 골프·낚시로, 금성전선의 L씨는 야외드라이브로, 화승의 H씨와 삼성시계의 Y씨는 술로써 풀며, 대우그룹의 C씨는 스트레스 해소에는 역시 출장이 최고라고 응답했다. <신종오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