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건 선거의식 수술연기"는 거짓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레이건」미대통령이 1년전에 이미 자신의 결장에 종양이 있다는 사실을 의사들로부터 들었으나 그당시 진행되고있던 대통령선거전에서 타격을 받을 것을 우려해 수술을 않고 대신 항암식이요법을 실시해 왔다는 런던업저버지의 보도는 백악관을 발칵 뒤집어놓고 워싱턴기자들에게도 대단한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레이건」대통령이 수술을 받은 베데스더해군병원의 임시기자실에 앉아 수술결과와 암정밀 검사결과를 기다리며 지루한 시간을 보내던 기자들에게는 이「설」이야말로 엄청난 뉴스거리로 보였던 것이다. 사실이라면「정치적 파문」까지 일만한 일이었다. 그래서 15일아침 「래리·스피크스」백악관대변인이 급조된 기자실에 나타났을 때 미국기자들은 이 문제를 물고 늘어졌다.
『어떤 사람들은 대통령이 14개월전과 5개월전에 각각 결장종양이 발견되었을 때 정밀조사를 하지않은것은 선거유세 때문이라고 하던데?』하고 한기자가 운을 뗐다.
「스피크스」대변인은『「어떤 사람」이라니, 그 사람의 정체를 밝히라』고 반문했다.
질문한 기자는『인쇄된 글에서-』라며 어물쩡했다. 이에 대해「스피크스」대변인은『런던 업저버지 말인가?』라고 다시 되물었다. 이에 기자는 그렇다고 답변했다.
질문한 기자는 마치 그런「설」이 런던업저버지이외의 취재원에서도 나돌고 있는 듯한 인상을 줘「스피크스」대변인의 실토를 유도하려다 결국「설」이란 업저버지의 보도밖에 없음을 시인했다.
이를 확인한「스피크스」대변인은 단호하게『그 기사는 터무니없는 엉터리(Poppy-cock)』라고 일축해 버렸다.
그는 한발 더 나가『업저버지는 백악관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갖고있지도 않다』고 면박을 줬다. 업저버지는 워싱턴에 두사람의 특파원을 두고 있는데 아직은 그런 모욕에 대해 반박을 않고 있다.
결국 미국기자들은「설」을 근거없는 것으로 취급, 더 이상 추적하고있지 않다. <워싱턴=장두성특파원>

<낸시는 꿋꿋한 퍼스트 레이디|결장암 확인순간 놀랄 만큼 침착|공석출연 등 일정 변함없이 진행>
「레이건」미대통령(71)의 부인「낸시」여사(62)는 나약한 감성을 지닌 마치『인형과 같은 여인상』으로 종종 묘사돼 왔다.
그러나「낸시」여사는 이번에 남편「레이건」대통령이 암으로 밝혀지자 내적 강인함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대통령의 결장에서 암세포가 발견됐음을 확인하는 순간「낸시」여사는 놀랄만큼 침착했는데 이는 지난 81년 대통령 저격사건때 그녀가 보였던 반응과는 크게 다른 것이었다.
「낸시」여사는 당시 대통령이 총탄제거수술을 받기위해 수술실로 들어갔다는 소식을 듣고 실신상태에 빠졌다가 진정제를 먹고나서야 겨우 정신을 차렸었다. 「낸시」여사는 그후에도 내내 생각에 골몰한 듯 말이 없었으며 날이 갈수록 우울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지난15일「낸시」여사는 집도의들로부터「레이건」대통령의 장조직검사 결과를『매우 침착하게』보고 받았으며『몇가지 의문점을 간결하고도 명료하게 문의했을 뿐』이라고「스피크스」백악관 대변인은 전했다.
이어「낸시」여사는 베데스더 해군병원으로 직행, 병상의 대통령에게 이 결과를 직접 전했다고 한다
수분간 대통령과 함께 시간을 보낸「낸시」여사는 곧바로 백악관으로 돌아와 의상을 바꾼 뒤 대통령을 대신해 외교리셉션에 모습을 나타냈으며 17일에는 버지니아비치시로 날아가 항공모함 아메리카호를 방문, 승무원들을 대상으로 약물복용퇴치 캠페인을 벌이는 등 꽉 짜여진 일정을 잘 수행해 나가고 있다.
백악관 보좌관들과 주치의들은「낸시」여사가 이번 사태에 잘 대응해 나가고 있음은 물론, 대통령에게도 큰 힘이 되고 있음을 시인하며 놀라와 하고있다.
백악관 보좌관들은「낸시」여사가 홀로 있을 때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으나 공식석상에서는 절대로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 하고 있다고 귀뜀했다.
「레이건」대통령에 대한「낸시」여사의 헌신은 대통령을 바라보는 그녀의 그윽한 흠모의 눈길, 다정스럽게 손을 맞잡은 대통령부처의 모습, 애정어린 키스 등을 통해 국민들에게 잘 알려져있다. 【워싱턴 로이터=연합】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