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한 20대 남성 풍도 선착장서 바다로 '첨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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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오후 9시56분 경기 평택해양경비안전서 112상황실에 다급한 신고가 접수됐다.

"안산시 풍도 선착장 앞 바다에 사람이 빠졌다"는 내용이었다. 선원인 고모씨(29)는 풍도의 한 횟집에서 술에 취한 후 구토를 하러 선착장을 찾았다 사고를 당한 것이다.

해경은 풍도 인근에서 경비중이던 P-61정(50t급)을 급파했고 다행히 6분만에 물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는 고씨를 발견했다. 하지만 바닷물이 빠져 나간 저조 시간대라 수심이 2m 가량 밖에 되지 않다 보니 경비정을 고씨 주변에 최대한 가까이 접근시킬 수 없었다. 고씨는 물 속으로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했다.

경비정에 근무 중이던 송경서(35) 경사가 구명튜브를 들고 물속으로 직접 뛰어 들었고 결국 고씨를 구하는데 성공했다. 신고가 접수된 지 14분 만이었다.

물 밖으로 나온 고씨의 호흡은 멈춘 상태였다. 해경 대원이 힘껏 고씨의 가슴을 연신 압박하자 고씨는 '컥컥'하고 입 밖으로 바닷물을 토해냈다. 잃었던 의식이 돌아왔다. 선원인 고씨는 과음에다 당황해 물에 빠졌을 때 수영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씨는 소방헬기에 실려 수원 아주대병원으로 이송됐고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평택해경 관계자는 "1분만 더 늦었어도 사망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상황 이었다"며 "경찰과 소방 등의 협업으로 소중한 생명을 구했다"고 말했다.

안산=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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