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폭력 교권만으로 감당 못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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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전국의 대학총장들은 『최근의 학원은 일부운동권학생들의 무차별 폭력으로 교권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국면에 처해 있다』고 지적, 『학원사태의 근원적 해결을 위해서는 여야 정치인을 비롯, 사회전체의 공동노력이 요청된다』고 호소했다. 서울대 등 전국45개 종합대총장들은 4일부터 6일까지의 합숙간담회를 통해 『정부는 자율화조치를 통해 학내질서 유지책임을 대학 측에 맡겼으나 학장과 교수의 권위는 그 성격상 폭력 앞에 무력할 수밖에 없으며, 현재의 국면은 이것만으로 학내 질서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 있다』고 전제, 과격 학생의 폭력시위에는 정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데 뜻을 모았다.
총장들은 『대학의 본질이나 기능에 비추어 자율화는 정착되고 확대돼야할 과제이며 이를 위해 대학인의 굳은 의지와 역량, 그리고 정부와 사회의 지원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밝히고 『자율화로 모든 대학이 진통을 겪고있지만 이를 학생지도 측면에서만 평가하지말고 교육·연구·봉사기능 전반에 발휘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일부총장들은 『자율화는 학원문제의 근원적 해결방안임에 틀림없지만 이를 악용해 삼민투와 같은 조직이 생겨날 줄은 몰랐다』며 『자율화를 위해 폭력이 용납돼서는 안되고, 폭력은 교수만으로 막을 수 없다는데 오늘의 문제가 있다』고 실토했다.
그러나 한 대학총장은 『자율화에 대해 성급한 기대를 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밝히고 자율화의 긴 여정(여정)에 비추어 오늘의 문제는 일시적일 수 있으며 인내를 갖고 점진적으로 추진해나가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총장도 『대학의 자율화는 대학들이 독자적으로 발전시켜나가도록 보다 많은 권한을 주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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